이란 외무, 이란 32강 탈락 조롱한 美장관에 “월드컵 개최 자격 없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이란의 예선탈락을 공개적으로 반긴 마크웨인 멀린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을 “품위없다”며 비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임무를 완수했다. 멀린 장관”이라며 “당신은 또 하나의 일을 해냈다. 미국이 국제대회를 개최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증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신의 행동은 개최국이 지녀야 할 품위를 어떻게 스스로 내팽개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직격했다.
멀린 장관은 전날(29일) 이란이 32강에 오르지 못하자 “노래도 한두곡 부르고 어쩌면 기쁨의 춤도 췄을지 모른다”고 발언했다. 멀린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란이 “경기를 마치고 다시 돌아오지 않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비자를 취소하고 미국 땅을 떠날 수 있게 됐을 때 너무 기뻤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란은 조별리그(G조)에서 뉴질랜드·벨기에·이집트와 모두 무승부를 기록 승점 3점을 확보하며 조 3위를 기록했지만, 3위 팀 간 경쟁에서 8위에 들지 못해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란은 이집트와의 최종전에서 1-1로 비긴 뒤 다른 조 결과에 따라 진출 가능성을 남겨뒀으나, 오스트리아와 알제리가 3-3 무승부를 기록해 최종 예선 탈락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멀린 장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 이란 축구협회 측도 “이란의 탈락을 공개적으로 축하한다는 사실은 우리 팀보다 그 자신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며 “세계 최대 무대에서 경쟁하는 축구팀의 존재조차 용납하지 못하는 옹졸함의 수준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 매체 더미러에 따르면 멀린 장관 발언 다음날에도 이란축구협회 측은 대변인 명의로 “이란 국민은 미국 당국자들의 박대와 거짓말에 익숙하다”며 “이런 적대적 발언에 놀라는 이란인은 없다”고 추가 반박했다. 미러는 또 멀린 장관이 이란 대표단이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관련된 인물을 미국에 들여보내려 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란축구협회 측은 이를 “근거 없는 거짓 주장”이라며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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