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제성 없다’던 신안우이… 1년 만에 매출 8조로 커졌다
사업성 유리하게 지표 일제히 상향
“정책적 의미 큰 듯”…검증 필요성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문턱을 통과하지 못했던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총매출 8조원이 넘는 규모의 메가프로젝트로 되살아났다. 정부의 국민성장펀드 1호 사업으로 지정되면서다. 사업 대상지는 그대로지만, 경제성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는 불과 1년 만에 일제히 사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됐다. 사업성 산정 과정 전반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4년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비용편익비율(B/C)은 0.57에 그쳤고, 수익성지수(PI)도 기준치 1을 밑도는 0.97에 머물렀다. KDI는 “지역균형발전과 일자리 창출 효과 등 긍정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사업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년 뒤 정부에 제출된 용역보고서에선 사업성을 좌우하는 주요 가정들이 줄줄이 바뀌었다. 기존에는 발전소를 20년 운영한 뒤 설비를 철거하고 바다를 원상복구하는 방식으로 분석했지만, 새 보고서에서는 운영 기간을 2029년부터 2053년까지 25년으로 늘렸다.

문제는 발전설비 가동률 보증 기준은 기존과 같은 20년으로 유지됐다는 점이다. 제작사의 성능보증이 끝난 뒤 5년 동안도 정상적으로 발전이 이뤄진다고 보고 추가 매출을 반영한 셈이다. 발전 효율을 나타내는 설비이용률도 2024년 KDI 보고서의 30.58%에서 31.1%로 상향됐다.
정책금융 도입 취지에 따라 사업비 규모도 크게 불어났다. 주민지원비는 300억원대에서 4900억원대로, 어업피해 보상비는 200억원대에서 600억원대로 각각 늘었다. 이에 따라 총사업비는 2조원대에서 약 3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전체 매출 8조원 가운데 상당 부분은 정부가 전기요금과 재정으로 보전하는 금액이다. 정부 보전 규모는 1년 사이 3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커졌다.
전문가들은 사업 대상지나 풍황 자료가 바뀌지 않았는데 경제성을 좌우하는 주요 가정이 대부분 사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된 만큼, 판단 근거를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일부 데이터는 상향 조정되는 방식으로 보정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민 수익 모델로 홍보한 ‘바람소득’의 재원 구조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정부는 주민참여에 따른 약 250억원 규모의 수익을 지역주민에게 환원하겠다고 설명해왔다. 주민이 채권 투자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하면 추가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수익 일부를 지역화폐나 바우처 형태로 돌려준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금 여력이 없는 주민들이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 사업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다시 돌려받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서해안이 국내에서 풍황이 가장 우수한 지역이라는 점을 국민성장펀드 1호 사업 선정의 근거로 들고 있다. 지역 내 첨단전략산업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를 확충하는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사업이 예타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오히려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해 사업 리스크를 낮춰주는 것”이라며 “일부 데이터는 코로나19 시기의 수치를 기반으로 작성됐기 때문에 예타 당시 오히려 불리하게 작성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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