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쟁력, 입법 품질에 달렸다"…국회서 제도 개선 논의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디지털 산업의 성장 속도에 맞춰 국회 입법 과정도 정밀해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30일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이정문·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국회입법조사처와 함께 '디지털 산업을 위한 입법 품질 혁신: 입법 진단과 제도 개선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디지털 전환으로 입법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기술 생태계의 특성과 산업 파급효과를 반영한 입법 진단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첫 발제에 나선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회의 입법 수요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디"며 "기술과 시장의 융합 속도를 법안의 세부 지표가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고 짚었다.
그는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한 만큼 시장의 자정 가능성과 기업의 자율적 관리 역량을 고려한 다각적 진단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획일적 금지와 의무 중심의 규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모든 시장 이슈를 법률적 의무와 금지로만 해결하려 하기보다 민간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자율규제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며 "위험의 크기와 성격에 따라 규제 강도를 조절하는 단계별·맞춤형 접근과 비례성 원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에서는 입법 과정의 사전 검증 공백과 부처 간 중복 규제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새로운 기술이나 산업을 기존 규제 틀에 끼워 맞추려는 규제의 상향 평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용자 보호와 기술 혁신이 균형을 이루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도승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계 최초 상징주의 입법 경쟁과 부처별 관할권 선점 경쟁이 기업에 다중 규제 위험을 지운다"고 우려했다.
산업계에서는 스타트업의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는 "중복 규제와 부처 간 관할 경쟁은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에 훨씬 큰 규제 준수 비용을 부담시킨다"며 "좋은 입법은 아직 창업하지 않은 미래의 스타트업이 한국을 창업지로 선택하게 만드는 입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창근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는 공청회와 이해관계자 협의, 여론 수렴 등 숙의 절차의 보장을 주문했다. 최은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보는 "디지털 입법은 발의와 계류 자체만으로도 기업의 투자와 사업모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국민 보호와 산업 발전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정리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AI와 플랫폼 등 글로벌 기술 경쟁이 무한히 펼쳐지는 시점에 국회가 디지털 산업 입법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은 뜻깊다"며 "국회와 산업계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선진형 입법 프로세스를 도입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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