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성환 "호남 반도체 용수, 농민 물 뺏지 않는다"

유창재 2026. 6. 3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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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환경부, 전남 화순 동복댐 증고로 하루 65만톤 공급안 공개... "전력·용수 공급 차질 없다"

[유창재 기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30일 전남 화순군 동복댐을 찾아 용수 공급을 위한 동복댐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기후에너지환경부
"(용수 부족론을 내세워) '호남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가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서 특정 언론이 (우려를) 과도하게 부풀렸다고 봅니다. 실현 가능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검토해 왔고, 전력과 용수 공급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말이다. 그는 30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동복댐 현장에서 서남권 신규 반도체 산업단지 용수 공급 계획을 직접 설명하며, 논란이 됐던 반도체 용수 문제와 부정적인 여론을 정면 반박했다. 또한 "기본 농업 용수 희생 없이 공급 체계를 재편하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기후부가 공개한 계획의 핵심은 하루 65만 톤 규모의 산업용수를 다원화된 수원 체계로 공급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동복댐 증고(댐 높이 확대)가 있다.

김 장관은 "동복댐은 지금까지 지형과 저수 잠재력에 비해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라며 "댐을 증고하면 식수 공급뿐 아니라 반도체 공장 용수, 가뭄 대응, 홍수 조절 능력까지 동시에 높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5개 수원 거미줄 연계... '65만 톤' 확보
 30일 전남 화순군 동복댐
ⓒ 유창재
기후부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소유의 식수 전용 댐인 동복댐의 현재 여유량인 하루 8만 8000톤 중 5만 톤을 우선 활용한다. 여기에 약 4600억 원(국비 90%)을 투입해 댐의 높이를 높이는 증고 공사를 통해 추가로 25만 톤의 저수 용량을 확보한다. 이로써 동복댐 한 곳에서만 30만 톤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동복댐이 전체 필요 물량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는 구조다.

나머지 35만 톤은 전남 지역의 댐과 하천 수계를 전방위로 조정해 채운다. ▲주암댐의 미사용 생·공 용수 5만 톤 ▲장흥댐 여유량 중 10만 톤을 합쳐 15만 톤을 끌어온다. 그동안 발전용으로만 쓰고 득량만으로 흘려버리던 ▲보성강댐의 방류수 중 10만 톤을 공업용수로 과감히 전환한다. 여기에 농민들이 사용하던 ▲나주댐 공급 구조를 조정해 10만 톤을 더 확보한다. 이를 합치면 반도체 산단과 협력업체 입주에 필요한 '하루 65만 톤' 용수 공급 체계가 완성된다.

김 장관은 나주댐, 특히 영산강 하류 말단 농업지역 농민들의 농업용수 차질 우려에 대해 확실한 선을 그었다.

"반도체 용수 때문에 농민들의 농사용 물에 피해가 가서는 안 됩니다. 농업용수를 희생하라는 방식은 하지 않겠습니다."

이어 그는 "기존에 나주댐 물을 쓰던 농업 지역은 영산강 하류 쪽 용수로 대체 공급하고, 절약된 댐 물을 산업용으로 돌리는 방식"이라며 "농사 피해가 없도록 세밀하게 대책을 세우겠다"라고 강조했다.

추가 안전 대책도 제시했다. 광주 제1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하수(재이용수)를 역삼투막(RO) 공정으로 처리해 하루 30만 톤 규모의 일반 공업용수를 추가 확보하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반도체 공정 용수의 절반 정도는 일반 공정수로 활용 가능한 만큼, 필요시 보완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결국 전남 내에서 동원할 수 있는 가용 수자원 총량만 100만 톤 이상이 된다. 이는 정부가 딱 4개의 팹에 맞춘 계획이 아니라, 향후 추가 수요까지 감안해 100만 톤급의 물그릇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전체 수자원 총량이 아주 풍족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 계획된 반도체 팹 4기를 공급하는 데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라면서 "오히려 앞으로 추가 수요까지 고려해 물과 전력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30일 전남 장성군 신장성변전소 건설 부지와 분기선로 현장을 찾아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공급 인프라를 점검하고 있다.
ⓒ 기후에너지환경부
현장에서 기자들과의 간단한 질의응답도 진행됐다. 우선 기후 위기와 관련해 지난 2023년 극심한 가뭄으로 광주·전남 지역이 제한급수 위기까지 몰렸던 만큼, 반도체 공장에 물을 대다 가뭄 대응력이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물음이 있었다.

이에 김 장관은 "질문이 거꾸로 됐다"라면서 역발상 대책을 제시했다. 그는 "이 지역은 산세나 지형에 비해 댐 높이가 낮아 저수량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라며 "댐을 증고해 컨트롤 가능한 수자원 총량이 풍부해지면 식수 확보는 물론 가뭄 대응력도 훨씬 높아진다"라고 답했다.

과거 발생했던 동복댐 하류 지역의 폭우 피해에 대해서도 "동복댐은 식수 전용이라 그동안 홍수 조절 능력이 아예 없어서 폭우가 오면 그냥 넘쳐 아래에 피해를 줬다"라면서 "차제에 댐을 증고하면서 홍수 조절 기능까지 붙여주면 하류 주민들의 홍수 우려도 원천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허가 1년 내 압축... 대통령 임기 내 공사 완료 배수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30일 전남 화순군 동복댐을 찾아 용수 공급을 위한 동복댐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기후에너지환경부
통상 신규 댐 건설이나 대형 전력망 구축에는 7~10년이 소요된다. 속도가 생명인 반도체 전쟁에서 정부가 공언한 기간은 '5년 이내'다. 이르면 현 정부 임기 내에 기반시설(인프라) 조성을 끝마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동복댐 증고 사업 일정에 속도전을 예고한 것이다.

김 장관은 "새로 댐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 댐을 증고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없다"라며 "진짜 공사는 2~3년이면 충분하고, 앞단의 예비타당성조사나 인허가 절차 등 행정 과정이 길었던 것인데 이 과정을 1년 이내로 최대한 단축하면 전체 사업도 5년 이내 추진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정부와 지방정부가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가동해 기업이 곧바로 착공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겠다는 뜻이다.

현장에 동행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 역시 "애초 계획보다 속도가 붙은 만큼 지자체와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속도전을 뒷받침하겠다"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예산은 정부가 사실상 책임지는 방향이다. 김 장관은 "동복댐 증고에는 약 4600억 원 정도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본다"라며 "식수댐 기능 확대 성격인 만큼 국비 중심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지방은 아무래도 현재로 보면 수도권보다 더 불리한 위치에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대통령도 인프라는 국가가 책임지고 준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도체 수요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물과 전력은 기업이 오기 전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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