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포로 '한국行' 협의…韓·우크라 외교장관 "당사자 자유의사 존중"(종합)
한국과 우크라이나 외교 수장이 만나 북한군 포로 문제를 협의했다. 양국 장관은 포로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자는 데 공감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포로수용소에 1년 반째 억류된 북한군 포로 2명이 이미 한국행을 희망한다고 알려진 만큼,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30일 오후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방한 중인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장관은 시비하 장관의 방한을 환영하고, 개전 이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양국이 고위급 교류를 지속하며 협력의 모멘텀을 유지해 온 것을 평가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아울러 "종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대해 우리 정부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종전) 협상이 조만간 의미 있는 진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복구 및 재건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시비하 장관은 회담 직후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북한군 포로 문제에 대해 자세히 논의했다"며 "국제인도법에 따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간 한국 정부는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북한군 포로를 국내로 데려와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는데, 우크라이나 측 역시 이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양국 외교 수장은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에서 건설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북한군 포로 문제의 진전과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가 한국행을 원하고 있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만약 한국행이 결정될 경우 국내법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의 포로 교환이 여러 차례에 걸쳐 전개되고 있고, 종전 시기도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당장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당국의 협조 아래 북한군 포로에게 옷, 물품 등을 인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 장관은 인도적 지원, 전후 재건 참여 등 양자 현안을 비롯해 국제정세 등도 논의했다. 러-우 전쟁이 5년 넘게 이어지면서 양측 피로도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는 유럽 등 우방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무기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정부는 군사적 지원에 대해서는 확고한 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윤석열 정부 시기인 2023년 7월 윤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직접 방문했고, 불법계엄 직전인 2024년 11월 우크라이나 측 특사(국방장관)가 방한하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우크라이나 고위급 인사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외교장관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시비하 장관은 한국에 이어 일본도 들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히바 장관은 회담에 앞서 안드리 베쉬킨 주한우크라이나 대사대리 등과 함께 비무장지대(DMZ) 판문점을 방문했다. 그는 자신의 X에 사진과 함께 "이 선 너머에는 러시아가 평화로운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파괴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도운 전체주의 정권(북한)이 있다"며 "평양과 모스크바의 위험한 행동으로 인해 이 역사적 선은 이제 우크라이나의 최전선과도 물리적으로 연결됐다"고 적었다.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적 군사협력을 겨냥해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모스크바(러시아)는 전쟁에 북한 정권을 끌어들여 한반도로 불안정을 수출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안보를 수출하고 전문성을 공유하라 준비가 돼 있다. 한국의 파트너들에게 상호 호혜적인 안보 파트너십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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