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코딩 안 하는 개발사 시대 온다…AI가 바꾸는 게임 개발의 문법

조광민 2026. 6. 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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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아이디어를 실제 게임이나 서비스로 구현하기 위해 기획자,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서버 개발자, QA 인력이 단계별로 투입돼야 했다. 그러나 대형 언어 모델(LLM)과 AI 코딩 에이전트의 발전으로, 이제는 개발자가 아닌 사람도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변화의 속도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스택 오버플로우의 2025년 개발자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4%가 개발 과정에서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깃허브 역시 2025년 기준 7만 7,000개 이상의 조직이나 기업이 깃허브 코파일럿을 도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픈AI의 코덱스나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 등도 개발 작업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인공지능 모델로 자리를 잡았다.

게임 개발이 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이미지

게임 업계에서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최근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소규모 개발사 관계자는 서비스 초기 론칭 이후 게임이 자리를 잡은 지금은 “직접 개발하는 것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AI의 개발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사람이 직접 코드를 붙잡고 있는 것보다 AI가 계속 작업할 수 있도록 지시하고 검토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설명을 더했다.

특히 이 개발사는 AI를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니라 24시간 가동되는 개발 인력처럼 활용하고 있다. 사람이 해야 할 일은 코드를 한 줄씩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수행할 작업을 잘게 나누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결과물을 검토하는 일에 가까워졌다.

관계자는 “인공지능이 코딩을 진행하는 사이 사람은 기획과 아이디어, 결과 검수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크숍이나 외부 일정으로 자리를 비워도 AI가 계속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소규모 조직에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트 직군을 포함해 4명 정도에 그치는 이 개발사는 매월 진행하는 업데이트도 문제없이 진행하고 있다. 작은 팀일수록 의사결정이 빠르기 때문에 AI 도구의 효과를 더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AI를 활용한 ‘바이브 코딩’이 또 다른 변화를 만들고 있다. 바이브 코딩은 개발자가 세부 코드를 직접 작성하기보다, 자연어로 만들고 싶은 기능과 분위기, 규칙을 설명하고 AI가 이를 바탕으로 코드를 생성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간단한 퍼즐이나 실험적 웹 게임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플레이 타임이 길고 수익화 구조를 갖춘 게임까지 등장하고 있다.

버스에잇 이미지

대표적인 사례가 버스에잇(Verse8)이다. 버스에잇은 AI 게임 메이커로 출발해 배포 플랫폼까지 확장한 통합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개발 지식이 없어도 자연어 프롬프트만으로 게임 제작을 시작할 수 있고, 완성된 게임은 버스에잇의 퍼블리싱 플랫폼에 바로 배포할 수 있다.

버스에잇은 별다른 광고 없이 현재 월간 이용자 300만 명, 일간 이용자 15만 명을 기록했으며, 지난 한 달간 게임을 하나라도 출시한 활성 크리에이터는 5,000명을 넘었다. 전체 크리에이터 수는 5만 명, 지난 1년간 출시된 게임 수는 5만 개 이상이다. 최근에는 게임성을 갖춘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수익화 모델을 더한 게임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만큼 인공지능을 통해 등장한 게임의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버스에잇이 겨냥하는 방향은 ‘게임의 유튜브화’다. 스마트폰 카메라와 유튜브가 영상 제작과 유통의 장벽을 낮췄듯, AI 게임 메이커와 배포 플랫폼이 게임 제작에서도 비슷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플랫폼 사업자의 전략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원스토어를 인수한 넥써쓰의 장현국 대표는 원스토어 안에 AI 게임 또는 바이브 게임 전용 섹션을 마련하고, AI 기반 필터링으로 검수 부담을 낮추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AI로 만든 게임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유통할 채널이 부족하다며, 원스토어가 그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넥써쓰는 투자로 관계를 맺은 버스에잇을 원스토어 안에 임베드해 이용자가 직접 AI로 게임을 만들고, 완성한 게임을 원스토어에 바로 유통할 수 있는 구조도 검토하고 있다. 나아가 SDK를 제공해 AI로 게임을 만들 때 원스토어의 인증, 결제, 커뮤니티 기능 등이 자연스럽게 게임 안에 들어가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원스토어를 단순 앱마켓이 아니라 AI 게임 제작과 배포, 커뮤니티가 결합된 모바일 게임 플랫폼으로 바꾸겠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넥써스가 인수한 원스토어

한 AI 게임 개발 관계자는 “현재는 AI가 코딩하고 개발을 아는 사람이 검토하는 형태가 많지만, 이 모습도 짧으면 몇 개월, 길어도 1~2년 안에 크게 바뀔 수 있다. AI 개발 도구 발전 속도가 정말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물론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AI가 만든 코드의 저작권, 보안 취약점, 외부 라이브러리 의존성, 라이브 서비스 운영 안정성은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 특히 게임은 출시 이후 밸런스, 결제, 서버 안정성, 이용자 데이터, 부정행위에 대한 대응 등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어 장기 서비스 품질을 담보하려면 사람이 설계한 운영 기준과 검증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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