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내일부터 리밸런싱…50조원 ‘매도 폭탄’ 덮친다

장서윤 2026. 6. 3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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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민원실 모습. 뉴스1

국민연금이 내달 1일부터 국내주식 비중 조정에 다시 들어간다. 국내 증시 급등으로 국민연금이 팔아야 할 국내주식 규모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만큼 시장엔 긴장감이 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마저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규모로 국내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30일 대신증권은 지난 26일 코스피 종가(8411.21)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을 30%로 추산했다. 국민연금이 가장 최근에 집계한 지난 4월 말 기준 25.1%보다 5%포인트가량 높고, 새 목표 비중인 20.8%를 9.2%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국내주식 초과분은 약 164조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관리한다. 특정 자산에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는 것을 막고, 기금 전체의 위험을 분산해 장기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올해 국내 증시 급등으로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웃돌자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상향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여전히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김영옥 기자


다만 국민연금이 초과분을 모두 곧바로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유연한 자산 운용을 위해 국민연금은 전략적 자산배분(SAA·±6%포인트)과 전술적 자산배분(TAA·±2%포인트) 허용 범위를 두고 있다. 이를 최대로 끌어다 쓰면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최대 28.8%까지 들고 갈 수 있다.

신영증권은 코스피가 9000선을 넘을 경우 국민연금이 최대 74조4000억원 규모의 국내주식을 팔아야 한다고 추산했다. SAA만 활용해 국내주식 허용 비중을 26.8%로 가정한 경우다. 국민연금은 TAA를 최대한 활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코스피가 1만 선까지 오르면 매도 규모는 120조9000억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게 신영증권의 추산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1.83포인트(0.97%) 오른 8476.48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내달 1일부터 국민연금이 매도해야 할 국내주식은 5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분할 매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23일 “돈 버는 것만 목표인 민간이라면 팍 내놓고 저가 매수를 하겠지만 우리는 신중하게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용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조정으로 당장의 매도 부담은 축소됐다”며 “5~6월 연기금의 2조원대 순매도 등 선제적인 리밸런싱 움직임도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민연금의 보유 주식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가 대형주 중심으로 쏠려 있는 만큼, 국민연금이 일부 물량만 줄여도 지수 전체가 출렁일 수 있다. 올해 들어 국민연금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기로, 순매도액은 1조3210억원에 달했다. 이어 SK하이닉스 9701억원, 삼성전자 9673억원, 현대차 7701억원 순이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와 맞물릴 경우 증시는 더 흔들릴 수 있다. 이달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8조6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도액이다. 지난달 순매도액 44조7000원까지 합치면 두 달간 93조3000억원을 매도한 셈이다.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도액이 약 74조7800억원으로 80% 이상을 차지했다.

장서윤 기자 jang.seo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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