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웃음이 나옵니까" 홍명보 선임 주도했던 이임생 근황에 누리꾼 '술렁'

방제일 2026. 6. 30. 14:2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4년 홍명보 선임 주도 후 축협 사퇴
월드컵 32강 탈락에 책임론 재점화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책임을 지고 물러난 가운데, 홍 감독 선임 과정을 주도했던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 이사를 향한 책임론이 다시 커지고 있다.

30일 차범근축구교실 등에 따르면 이 전 이사는 현재 차범근축구교실 이사로 재직 중이다. 차범근축구교실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직원 격려 차원의 오찬 행사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이 전 이사가 앞줄에 앉아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전 기술총괄이사. 연합뉴스

사진 공개 시점이 홍 전 감독의 사퇴 발표와 맞물리면서 축구 팬들의 시선은 다시 이 전 이사에게 향했다. 이 전 이사는 2024년 홍 감독을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세우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당시 대한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장기간 차기 사령탑을 물색했고,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감독 선임 작업을 주도했다.

그러나 정 전 위원장이 사퇴한 뒤 이 전 이사가 후속 절차를 맡았다. 이 전 이사는 외국인 후보였던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을 유럽 현지에서 면접한 뒤 귀국했고, 이후 홍 감독을 직접 만나 대표팀 감독직 수락을 요청했다. 외국인 후보들이 정식 면접 절차를 거친 것과 달리 홍 감독과의 만남은 별도 참관인이나 공개된 평가 절차 없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선임 직후부터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 전 이사는 2024년 7월 홍 감독 선임 브리핑에서 "정몽규 회장으로부터 모든 권한을 받았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자신이 감독 결정 과정을 책임지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나의 얕은 지식과 경험을 비난해도 좋다. 잘못됐다면 당연히 받아들이겠다"며 홍 감독 선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문제는 결과였다. 홍명보호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기력 끝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홍 전 감독은 29일 멕시코 현지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며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홍 감독의 사퇴 이후 비판은 감독 개인을 넘어 선임 과정에 관여했던 대한축구협회와 당시 실무 책임자였던 이 전 이사에게로 번지고 있다.

차범근축구교실 SNS 속 모습 화제…감독 선임 주도했던 과거 다시 도마에

이 전 이사는 지난해 축구협회를 떠난 상태다. 그는 2024년 9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홍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한 의원들의 추궁을 받던 중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당시 전력 강화위원에게 '최종 결정을 위임받았다'는 과정에 흠결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의가 이어지자, 이 전 이사는 "내 명예가 달린 일"이라며 "내가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24년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그의 사퇴는 기술총괄 이사 취임 약 4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 전 이사는 당초 대한축구협회 기술 분야의 중장기 비전과 대표팀 운영 철학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홍 감독 선임 논란이 커지면서 한국 축구의 기술 철학을 세우겠다는 본래 업무보다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의 중심인물로 더 크게 부각됐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당시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았다. 문체부는 대한축구협회 규정상 감독 추천 권한은 국가대표 전력 강화위원회에 있음에도, 이 전 이사가 최종 후보를 추천한 것은 절차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또 홍 감독과의 면접 과정이 외국인 후보들과 달리 불투명하고 불공정하게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논란 커지자 축협 사퇴, 선임 과정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대한축구협회는 문체부 감사 결과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지난 4월 문체부의 감사 내용과 조치 요구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역시 2024년 홍 감독 선임 관련 고발 사건 8건을 접수해 관련 수사를 진행해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이미 북중미 월드컵 이후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홍 감독 사퇴, 정 회장 퇴진 예고에 이어 이 전 이사의 과거 발언까지 재조명되면서 한국 축구 행정 전반에 대한 책임론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앞)과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오른쪽부터)와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정해성 전 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문체부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정부도 후속 조치에 나섰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홍명보호의 월드컵 실패 원인과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문제를 규명하기 위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축구협회의 무능과 부실, 안일함의 원인을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단순히 감독 한 명의 사퇴로 사태를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의 권한 위임과 평가 절차, 협회 의사결정 구조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전 이사는 2년 전 "잘못됐다면 당연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홍명보호의 실패 이후 그 발언은 다시 축구 팬들 사이에서 소환되고 있다. 이미 협회 직책에서 물러난 이 전 이사에게 현실적으로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지만, 홍 감독 선임의 정당성을 설명했던 당사자로서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