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 있는 와중에 '수비수' 투입…당시 이강인 '입모양' 보니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짧은 입장문만으로 상황을 정리하기에는 여론의 불씨가 여전히 거세다. 경기 운영과 선수 기용, 그리고 내부 소통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얽히며 비판은 오히려 확산하는 모습이다.
홍명보호의 소통 부재를 극명하게 보여준 장면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 도중 포착됐다. 0-1로 뒤지며 패색이 짙던 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상황에서 이강인과 황인범이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지시를 전달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감독보다 선수들이 더 분주해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술적 메시지가 벤치에서 명확히 전달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뒤따랐다.
이강인이 코치진에게 다급히 의견을 전달하는 장면 역시 화제가 됐다. 축구 팬들은 당시 이강인의 입 모양을 토대로 "재성이 형 지금 들어와야 해, 나중에 들어오면 늦어"라고 다급하게 요청한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이재성은 끝내 경기장을 밟지 못했다. 현장 선수들이 느끼는 전술적 요구와 벤치의 판단이 어긋나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당시 대표팀 내부의 전술적 공유가 원활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잇따른 선수 기용 논란도선수 기용, 그리고 전술 운영을 두고 이견이 있었던 몇몇 장면은 더 있다. 앞서 김민재는 지난 25일 남아공전 후반 20분 교체 아웃되면서 김진규 코치 등에게 경기장을 가리키고 두 팔을 벌리며 소리를 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교체 지시에 불만을 토로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다만 이후 김민재는 수비 간격이 벌어지는 부분에 아쉬움을 표한 것이라 해명했다.
손흥민의 선발 제외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공격 포인트 없이 후반 11분 교체돼 논란이 됐다. 여기에 골키퍼 김승규가 이 결정을 남아공전 당일 미팅 때 알게 됐다고 털어놓으면서 내부 정보 공유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특히 이번 대회 내내 대표팀을 따라다닌 핵심 쟁점은 고집스러운 전술 운용이었다. 홍 전 감독은 남아공전에서 득점이 절실했던 후반 막판까지도 수비수를 3명이나 두는 스리백 전술을 고집했다. 심지어 동점 골이 필요했던 벼랑 끝 상황에서 최전방 공격 숫자를 늘리기는커녕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빼고 또 다른 중앙 수비수 박진섭을 투입하는 이해할 수 없는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한국 축구대표팀은 32강 진출이 최종 좌절됐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각 조 3위 12개 팀 중 상위 8개 팀까지 32강행 티켓을 쥘 수 있었다. 그러나 A조 3위에 그친 한국은 자력 진출 실패에 이어 마지막 '경우의 수'마저 충족하지 못하며 허망하게 무너졌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유럽 명문 무대를 누비는 '황금세대'를 보유하고도 이른바 '역대급 꿀조'에서 탈락했다는 점에서 홍 전 감독을 향한 책임론은 강하게 대두됐다. 이에 29일 홍 전 감독은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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