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 “직선제” 주문에도… 축협, 정몽규 후임도 ‘체육관 선거’
<중> 그들만의 협회

대한축구협회가 정몽규 회장 퇴임 이후에도 현행 간접선거제 방식 그대로 후임 회장을 선출할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체육관 선거’라고 비판받는 현행 방식은 300명 이내의 선거인단 투표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체육단체 회장 직선제 개혁을 압박하고 있지만,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 정관이 개정되지 않는 등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하다는 게 축협 내부의 시각이다.
29일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축협은 정관에 따라 정 회장 사퇴 후 60일 이내 후임 회장을 현행 선거인단 방식으로 선출할 계획이다. 축협 정관은 ‘회장은 회장선거인단에서 선출되고 선거인단은 100~300인 이내에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거인단은 대의원(시도협회 대표, 전국연맹 대표, 1부리그 각 팀 대표 등)을 비롯해 선거관리규정에서 정하는 선수, 심판, 지도자, 동호인 등이 포함된다.
이 같은 정관은 상위 기구인 대한체육회의 ‘회원종목단체 규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해당 규정은 각 종목단체 회장 선출 방식과 관련해 대의원 등 100~300명의 회장 선출기구를 구성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축협 관계자는 “상위 기구인 대한체육회 정관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위 단체가 상위 단체 정관을 무시하고 직선제로 개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런 간선제는 체육단체 부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핵심 요소다.
그럼에도 대한체육회 차원의 정관 개정 논의는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월 직선제 도입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선안을 대의원 총회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숙의를 거쳐 6월 임시총회에서 안건을 재상정할 계획이었지만 이 일정도 무산됐다. 체육회 관계자는 “종목단체 직선제 관련 공청회를 진행했는데 각 단체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거세서 처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은 변수는 정 회장의 사퇴 시점과 의지다. 만약 정 회장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대한체육회의 대승적 협조를 얻어 축구협회 정관을 먼저 개정한 뒤 사퇴한다면 새 절차에 따라 후임 회장을 선출할 수도 있다. 축협 출신의 한 인사는 “정 회장과 대한체육회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정관 개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귀국 직후 사퇴를 발표한다면 별다른 대안을 찾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체육 단체는 대의원에 의한 소수 간선제가 아니라 관련 체육인 모두에 의한 직선제를 도입하도록 행정지도를 하라고 지시했는데 잘 이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신속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슈탐사팀= 김판 김지훈 이강민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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