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부적절, 자중해야" 유시민 '재건축론'에 격해진 여권 갈등

복건우 2026. 6. 2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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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참전 도화선, 당내 반발 계속... 청와대 "재개발도 있어, 정치권 아닌 국민 결정할 일"

[복건우 기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400회 방송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
ⓒ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갈무리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며 내세운 이른바 '재건축론'을 두고 차기 당권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이 유 작가 발언을 비판하는 등 당 주도권 다툼도 본격화하고 있다.

김민석 "외연 확장 노력, 앞으로 지속돼야"

유 작가는 지난 26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이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건 증축이었고 이건 모두가 오케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재건축을 하려면 기존에 있는 건물을 헐어야 하고 기존 입주자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정치 비평 영역에 투입한 철거 전문 비평가가 입만 열면 '문조털래유' 공격을 한다. 그들만의 힘으로 철거하기엔 버거우니까 용역을 썼다. 용역 평론가라고 한다. 평론가에게 물어야 할 지적 책임을 적용하기 어려운 촉법 평론가도 있다"라며 "코어 지지층이라는 민주개혁 진영의 정상 세포를 이들이 공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코어 지지층' 이탈론을 제기한 김어준씨의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그러자 송영길 의원은 29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유 작가의 재건축론과 관련해 "본인의 마음이 떠나가고 있어서 그렇게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코어 지지층은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앞서 27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코어 지지층은 어려울 때일수록 더 흔들리지 않고 힘을 모아 대통령을 지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민석 총리는 지난 28일 경기도 곤지암에서 열린 민주당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서 참석한 뒤 유 작가의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과 민주 세력은 대한민국 정치의 큰 판을 바꾸는 노력을 쭉 해왔다"라며 "민주 세력의 중심을 지키면서 외연 확장하는 노력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이 해온 일이고 앞으로 지속돼야 할 일"이라고 당 외연 확장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또 "코어 지지층은 한국말로 핵심적 지지층일 텐데, 큰 틀에서 민주 진영이 잘 될 수 있도록 일관된 지지를 보내는 분들을 뜻하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 지지의 변화가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앞서 27일 민주당 지방선거 여성 당선자대회에 참석해선 "내가 어떤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식의 과잉된 자신감으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태도나 마음이 적절하게 절제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내 반발과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유 작가를 겨냥해 "이분이 너무 자신감이 지나치신 것 아닌가"라며 "우리가 처해 있는 정세 파악이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과거 잘 나갔던 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진영 논리와 편 가르기"라고 했다. 이어 "진영과 지지자들을 자기중심적으로 주입하려는 말씀의 투"라며 "윤어게인, 문어게인 이런 식의 정치 논법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당 중진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유 작가를 향해 "모든 걸 파묘해서 헤치듯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며 "우리끼리 싸워서 군사정권, 내란 세력에 이익이 되게 하는 그러한 파묘는 부적절하다. 좀 자중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당대회를 앞두고 별 소리가 다 나오는데 그렇게 파묘해서 좋은 건 결국 내란 세력"이라며 "어떤 해석도 과유불급하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정진욱 의원도 앞서 27일과 28일 페이스북에 두 차례 글을 올려 "이 대통령의 지지층이 증축을 원하는지 재건축을 원하는지 유 작가가 어떻게 그렇게 척 아는가"라며 "제멋대로 재건축이라고 몰아가는 것도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 "이런 과한 자신감은 국민을 깔보는 거 아니면 불가능한 언사"라며 "프레임 안에 사람들을 몰아넣고 민심을 왜곡하고 갈라치기하는 게 유 작가가 조자룡 헌창 쓰듯 휘두르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총리와 가까운 채현일 의원도 27일 페이스북에서 유 작가 발언에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이재명 정부가 걷고 있는 길은 기존의 진영을 부수는 재건축이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채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치열한 1년의 과정을 두고 '자신감 과잉'이라 폄훼하는 건 참으로 모욕적"이라며 "진영을 넘어 위기의 대한민국을 어떻게든 살려내야 한다는 국정 최고 책임자의 절박한 책임감을 부디 곡해하지 마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정청래 "진정한 외연 확장, 통합과 연대 틀 만들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한편 정청래 전 대표는 28일 민주당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작가 발언에 대해 "지금은 서로 말을 아껴야 할 것 같다"라며 "이럴 때일수록 통합과 연대, 민주적 국민 정당으로 진화해 온 민주당의 역사를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바톤을 이어받아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었다"라며 "네 분의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대통합을 해야 총선·대선 승리도 할 수 있다. 우리 안의 차이가 상대방의 차이보다 크겠냐는 이 대통령 말씀처럼 우리 안의 통합부터 먼저 할 때고 그걸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할 때"라고 통합과 연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통합과 연대를 고민하고 논의할 때"라며 "진정한 외연 확장은 통합과 연대의 틀을 하루빨리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당권 도전 시점과 관련해선 "모든 건 시운이 맞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을 아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유 작가의 재건축론과 관련해 "더 나아가 재개발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도시개발을 할 때 한 개별주택의 문제일 경우엔 증축이나 재개발, 재건축을 하게 되고, 지역 전체가 문제일 땐 도시재생이나 재개발을 하지 않느냐. 그걸 결정하는 것도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홍 수석은 "지지율은 양측에서 다 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 현상을 코어 지지층만의 문제나 중도층만의 문제로 보면 안 되는 것 같다"라며 "대한민국이 나아가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어떠한 선택, 어떠한 변화, 어떠한 판단을 해야 할지에 따라 필요하면 증축을 하고 재건축을 하고 재개발까지 할 수 있는 여러 선택은 그런 논의 속에서 판단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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