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전 164기’ 정한밀, ‘가족의 힘’으로 군산CC 오픈서 생애 첫 우승 감격

장인이 손수 챙겨준 흑염소즙을 먹고 힘을 낸 정한밀이 데뷔 9년, 164번째 대회 출전만에 감격의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정한밀은 28일 전북 군산시 군산CC 토너먼트코스(파72)에서 열린 군산CC오픈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2개를 범했으나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정한밀은 김성현의 추격을 4타 차 2위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국내 유일의 상금 채리티 방식으로 치러진 이 대회 올해 총상금액이 3라운드 종료시점까지 11억1409만 원으로 확정돼 정한밀이 획득한 우승 상금은 2억2281만8000원이다.
우승의 원동력은 가족의 힘이었다. 정한밀은 작년에 KLPGA 정회원 출신으로 현재 G투어에서 활동중인 김세영과 결혼하면서 성적이 부쩍 좋아졌다. 특히 장인의 사위 사랑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정한밀은 전날 3라운드를 3타차 단독 선두로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장인께서 손수 챙겨주신 흑염소즙을 먹고 힘이 났다”라고 말해 장인을 향한 고마움을 표시한 바 있다.
뿐만 아니다. 티셔츠 오른쪽 등에 장인이 운영하는 옥외 광고회사 ‘양진 텔레콤’ 패치를 부착하는 것으로 친아들처럼 뒷바라지 해주는 장인의 은혜에 보답하고 있다.
이날 대회장에는 장인과 아버지, 아내 등 친가와 처가 식구들이 총출동해 열띤 응원을 펼쳤다.
정한밀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08년에 필리핀으로 건너가 골프를 시작한 늦깎이 골퍼다. 2013년에 필리핀에서 프로로 전향한 뒤 5년여간 활동했다. 그리고 PGA투어 진출을 위해 2013~2014년경 미국으로 건너가 약 5년간 머물며 도전과 훈련을 이어갔으나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그 꿈을 접었다.
2015년에 중국 시드를 얻고 활동했으나 부상 여파로 불가피하게 국내로 돌아왔다. 2016년에 KPGA 입회, 2017년에 KPGA투어에 데뷔했으나 이 대회 전까지 출전한 163개 대회에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군산에서 생애 첫 승의 한을 풀었다.
정한밀의 이전 개인 역대 최고 성적은 2019년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공동 2위, 2024년 군산CC 오픈 단독 2위였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정한밀은 14번 홀(파4)까지 1타를 줄여 2위권과의 격차를 4타 차이로 벌렸다. 그러나 남은 4개홀이 승부처인데다 강한 바람까지 불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랬던 정한밀이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것은 15번 홀(파4) 샷 이글이었다. 홀까지 127야드 지점에서 친 두 번째샷이 그린에 떨어져 몇 차례 바운스된 뒤 그대로 홀 속으로 사라졌다.
2위권과의 타수를 6타 차이로 벌려 안도감을 찾은 정한밀은 나머지 3개홀을 파로 마무리하면서 9년여간 풀지 못했던 우승 갈증을 비로소 풀어 내는데 성공했다.
오는 9월 일본 나고야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김성현은 16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며 추격전을 펼쳤으나 정한밀의 기세를 꺾는데 역부족이었다.
정한밀은 “오늘은 꼭 해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승해 행복하다”며 “좋아하는 코스인 군산CC에서 생애 첫 우승을 해서 더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14번 홀에서 티샷 미스가 다행히 OB구역에 들어가지 않아 보기로 홀아웃하면서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15번 홀 이글이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생애 첫 우승이 늦었지만 묵묵이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준 부모님과 장인 어른, 그리고 아내께 감사드린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통산 4승이 있는 ‘테리우스’ 김태훈은 4타를 줄여 3위(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태훈이 ‘톱10’에 입상한 것은 2022년 신한동해오픈 공동 5위 이후 4년여만이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유민혁은 1타를 잃어 4위(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쳤다.
‘베테랑’ 강경남은 박성국 등과 함께 공동 5위(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대회를 마쳐 상금 3319만9882원을 획득, 생애 누적 상금이 50억919만7588원으로 늘렸다. KPGA투어 통산 누적 상금 50억 원 돌파는 박상현에 이어 두 번째다.
군산(전북)=정대균골프선임기자(golf5601@kmib.co.kr)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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