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삼성동 사장님’ 속탄다…“5년째 공사장 뷰”에 매출도 뚝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삼성역 구간 지상 공사장 인근 상인들이 5년째 극심한 영업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매장 바로 앞이 펜스로 가로막히면서 가게 접근성이 떨어져 매출이 감소하고 일조권까지 침해됐다고 주장한다.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역 3번 출구 앞 A빌딩 입구 앞 길은 사람 2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 공사 때문에 인도의 절반 가량이 차단된 데다 빌딩 소유 주차공간에 차량도 주차돼있었기 때문이다. 보행자들은 차와 공사장 펜스 사이를 지나면서 몸을 틀거나 어깨를 움츠려야만 했다.
해당 구간이 이처럼 걸어다니기조차 쉽지 않은 상태가 된 건 2021년 2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4공구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다. 현재 삼성역 3번 출구 인근에선 환기구와 시설 유지·관리용 엘리베이터 등 지상 구조물 설치가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국토교통부 GTX 사업의 일환으로 국가철도공단이 서울시에 위탁해 시행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설계·공사·민원처리 및 인허가 협의 업무를 맡고 있다. 예정된 완공 기간은 2028년 10월이다. 이미 5년 넘게 보행자들과 인근 상인들 모두 불편을 겪고 있고, 예정대로 공사가 진행된다고 해도 향후 2년 이상 더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A빌딩 1층에서 영업 중인 업체들의 영업 차질이 심각한 수준이다.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B씨는 “공사 천막과 가림막에 매장이 가려져 손님들이 가게가 있는 줄도 모른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울 때와 비교해도 매출은 30%, 손님 40% 정도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쯤 굴착 공사를 할 때는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이 느껴져 손님들과 함께 깜짝 놀란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의류매장 옆 카페 관계자 C씨도 “원래는 통창으로 시야가 탁 트여있는 매장이었는데 공사 이후로는 햇빛도 안 들어오고 먼지투성이 ‘공사장 뷰’가 됐다”며 “건물에서 일하는 직원들만 오고 외부 손님은 뚝 끊겼다”고 말했다.
A빌딩 측은 지난 4월과 5월 서울시에 환기구와 엘리베이터 위치 변경, 구조물 높이 조정, 보행 안전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기존 5m 이상이던 인도 폭이 공사 이후 절반 가량 줄었다”며 “건물 앞 주차공간 4면에 차가 1대밖에 들어올 수 없어 재산권 행사에도 제약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환기구와 엘리베이터 위치는 환기 효율 및 지하 구조물 연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됐으며 현재 공정률이 95% 수준이어서 위치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회신했다.

업주들과 빌딩 측은 “서울시는 공사 계획 단계부터 지금까지 별도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의견을 수렴한 적이 없었다”며 시의 소통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공사 기간 중 건물 1층 높이만큼의 펜스가 설치되고 인도에 통행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점 등, 인근 업체에게 구체적으로 예상되는 피해 내용은 서울시에 직접 문의하지 않는 이상 공고 등으로는 알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토지이음’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개발실시계획을 고시하고 관련 서류 공고·공람 절차를 거치는 등 법정 절차를 충실히 이행했다”며 “해당 업체들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상 토지 보상 대상자가 아니어서 직접적인 이해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우편을 통해 별도로 공지할 의무는 없다. 다만 민원을 반영해 당초 콘크리트 구조로 설계됐던 엘리베이터 외관을 투명 강화유리 구조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득범 법무법인 영진 변호사는 “‘법률상 토지 보상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이해관계인이 아니라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협소한 해석”이라며 “공사로 영업상 피해를 입거나 일조권 등 환경권 침해를 겪은 인근 영업자 역시 이해관계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사실이 입증된다면 사업 시행자와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나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 등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예정 기자 kim.ye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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