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선수 신화' 정훈도 인정한 후계자 "힘들게 들어온 게 비슷해"→지목받은 후배의 인사 "선배님 본받아 더 좋은 선수 될 것" [부산 인터뷰]

양정웅 기자 2026. 6. 2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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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부산, 양정웅 기자) 악바리 같은 야구 인생을 살아오며 프로에서 20년을 버틴 정훈(전 롯데 자이언츠).

그가 생각하는 본인의 후계자는 누구일까. 

정훈은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경기를 앞두고 은퇴식을 치렀다. 

프로 초기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상상할 수 없었던 결말이다. 마산용마고 출신인 정훈은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당시 1차 지명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현대는 2006년 드래프트에서 강정호, 김세현(당시 김영민), 황재균, 유재신 등 후일 1군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대거 뽑았다. 이들에게 밀린 정훈은 결국 1년 만에 현대를 떠나고 말았다. 

정훈은 육군 현역병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모교인 마산 양덕초등학교 코치로 가 지도자 생활을 했다. 그러다 2009년 입단 테스트를 거쳐 롯데에 입단했고, 이듬해 곧바로 1군 데뷔에 성공했다. 

조금씩 기회가 늘어나던 정훈은 2013년 베테랑 조성환의 노쇠화 속에 본격적으로 주전 2루수가 됐다. 이후 한동안 어려움도 있었지만,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하며 제2의 프로 인생이 열렸다. 그러면서 지난해까지 프로 20년, 롯데에서만 16시즌을 보내게 됐다. 

이렇듯 우여곡절 많은 선수생활을 보낸 정훈이 가장 자신의 예전 모습을 떠올리게 만드는 후배는 누구일까. 그는 고민 끝에 박찬형의 이름을 꺼냈다. 정훈은 "나보다 훨씬 잘하고 있지만, 힘들게 해서 들어와서 그 부분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정훈의 말처럼 두 선수는 정말 어렵게 프로 무대를 밟았다. 박찬형 역시 배재고 졸업 후 KBO 리그 무대를 노크했으나, 10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졸업 후 한동안 방황한 그는 부친의 조언에 따라 육군 운전병으로 입대했다. 

군대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만든 박찬형은 전역 후 연천 미라클과 화성 코리요 등 독립리그 팀을 거쳤고, 지난해 5월 롯데와 육성선수 계약을 맺었다. 

이후 박찬형은 한 달 만에 정식선수로 등록됐고, 1군 48경기에서 타율 0.341(129타수 44안타), 3홈런 19타점 21득점, 1도루, OPS 0.923을 기록하며 임팩트를 보여줬다. 

26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3-2로 승리한 후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박찬형은 정훈을 언급하며 "2군에서 처음 뵙게 됐는데 프로 적응을 많이 도와주셨다"며 "야구장 안에서 허슬 플레이를 보여주셔서 '나도 저런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야구예능 '불꽃야구'에 출연했던 박찬형은 같은 팀에 있던 이대호를 통해 정훈과 친분을 쌓았다. 박찬형은 "훈이 선배님이 많이 다가와주셔서 얘기도 많이 하고, 장난도 쳤다"고 돌아봤다. 

박찬형은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은퇴식과 영구결번을 목표로 한다"면서 "내가 잘해서 커리어를 쌓아야지 은퇴식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배님을 많이 존경하게 된다"고 밝혔다. 

'선수 정훈'의 마지막을 알린 날, 박찬형은 "지난해 프로에 처음 오고 적응이 조금 힘들었다. 팀 분위기를 알아가는 시간이 길 거라고 생각했다"며 "고참인 훈 선배님이 먼저 다가와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선배님을 본받아 더 좋은 선수가 돼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사진=부산, 양정웅 기자 / 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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