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억원 투자 유치...피지컬 AI 유니콘 도전하는 아이엔지로보틱스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6. 6. 2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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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트윈 기반 피지컬 AI 플릭과 합병
삼성전자 납품으로 현장 대응력 입증
왼쪽부터 아이엔지로보틱스 물류·서빙·안내 로봇. (아이엔지로보틱스 제공)
물류 자율이동로봇(AMR) 전문 기업 아이엔지로보틱스가 피지컬 인공지능(AI) 로봇 기업으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올해 초 삼성전자에 물류 AMR을 공급하며 대기업 현장 적용 역량을 입증한 데 이어, 디지털트윈 기반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 블릭과 합병을 추진한다. 최근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H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22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자금을 확보했다. 하드웨어 중심 로봇 기업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춘 피지컬 AI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맞춤형 AMR 한 달 만에 제작
드림텍·AJ네트웍스 등 협력
아이엔지로보틱스는 그동안 물류 현장에 특화된 로봇 하드웨어와 자체 멀티 로봇 관제 시스템을 앞세워 시장을 넓혀왔다. 회사는 물류센터, 제조 현장, 상업 공간 등에서 여러 대의 로봇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로봇컨트롤시스템(RCS)을 자체 개발했다. 단순히 로봇 장비를 납품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사 현장 동선, 작업 흐름, 운영 효율까지 함께 고려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올해 초 삼성전자 납품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 이목이 쏠렸다. 아이엔지로보틱스는 삼성전자에 물류 AMR을 공급하며 기술력과 현장 대응력을 입증했다. 대기업 제조 현장은 로봇 도입 기준이 까다롭다. 안전성, 주행 정확도, 현장 대응력, 비용 효율성 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아이엔지로보틱스는 자체 하드웨어 설계 능력과 멀티 로봇 관제 기술을 앞세워 이를 통과했다. 회사는 삼성전자 납품을 계기로 삼성전자 협력사와 국내외 제조·물류 기업으로 공급처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그 외 다양한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전자제품 위탁생산(EMS) 기업 드림텍과 협업에 이어 최근 종합 렌털 기업 AJ네트웍스와 물류 자동화 솔루션 공급을 위한 계약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아이엔지로보틱스가 내세우는 가장 큰 강점은 제작 속도다. 일반적으로 고객사가 원하는 형태의 맞춤형 로봇을 주문하면 설계와 제작, 검증까지 1년 반에서 2년까지 걸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아이엔지로보틱스는 주문 후 한 달 정도면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드웨어 설계 역량도 차별화 포인트다. 물류 로봇은 무거운 짐을 싣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흔들림을 최소화해야 한다. 로봇 위에 실린 물건이 쏠리거나 넘어지면 생산성 저하는 물론 안전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아이엔지로보틱스는 로봇의 무게중심을 안정적으로 잡는 설계에 강점을 갖고 있다. 고중량 물류 작업에서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부 구조와 구동부를 설계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경제성도 뛰어나다. 국내 로봇 기업 상당수는 중국 업체와 가격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중국은 부품 조달망과 대량 생산 체계를 앞세워 저가 로봇을 빠르게 공급한다. 그러나 아이엔지로보틱스는 고중량 적재 상황에서도 무게중심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하드웨어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고가 부품 의존도를 낮췄다. 서스펜션 등 부품 구성을 단순화하면서도 주행 안정성을 확보해 원가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이 덕분에 국내에선 사실상 유일하게 중국과 원가 경쟁이 가능한 로봇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아이엔지로보틱스 관계자는 “고객 요구를 신속하게 반영해 품질과 경제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완성도 높은 로봇을 제공한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독보적인 양산 역량과 멀티 로봇 관제 시스템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H PE서 220억원 투자 유치
기술 고도화·시장 확장 주력
블릭과의 합병은 아이엔지로보틱스가 단순 로봇 제조사를 넘어 피지컬 AI 기업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다. 지금까지 아이엔지로보틱스 경쟁력이 로봇 하드웨어와 양산 역량에 있었다면, 블릭은 로봇이 더 똑똑하게 움직이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지능을 보유한 회사다.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해 현실 공간을 가상 공간으로 구현하고, 로봇이 실제 현장에 투입되기 전 가상 환경에서 먼저 학습하도록 돕는다.

블릭과 합병을 통해 글로벌 피지컬 AI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아이엔지로보틱스 구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물리적 공간에서 직접 움직이고 판단하는 기술을 뜻한다. 로봇이 사람과 장애물을 인식하고 물건을 옮기며 현장 상황에 맞춰 경로를 바꾸려면 방대한 데이터와 학습이 필요하다. 문제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 데이터를 충분히 모으기 어렵다는 점이다. 안전 문제와 현장별 차이 때문에 로봇 학습 데이터를 대량으로 확보하기 쉽지 않다.

블릭은 이 병목을 디지털트윈으로 풀어내는 회사다. 실제 물류센터나 제조 현장을 가상 공간에 구현한 뒤, 로봇이 그 안에서 반복적으로 움직이며 데이터를 학습하도록 한다. 아이엔지로보틱스 로봇 하드웨어에 블릭의 디지털트윈 기반 로봇 학습 인프라를 결합하면, 현장 투입 전 상당 부분 검증을 마친 자율주행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구상이다. 두 회사 합병법인은 7월 1일 공식 출범한다.

합병과 함께 대규모 투자도 성사됐다. 아이엔지로보틱스는 H PE로부터 22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지난 6월 5일 밝혔다. H PE는 아이엔지로보틱스의 삼성전자 납품 경험과 하드웨어 설계·양산 역량, 블릭의 피지컬 AI 기술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로봇 제조사가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갖춘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에 베팅했다.

아이엔지로보틱스는 확보한 자금을 기술 고도화와 시장 확대에 투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자율주행 로봇 라인업을 고도화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한 연구개발(R&D) 인력 확충도 추진한다. 회사는 3년 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최근 NH투자증권과 상장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납품 레퍼런스와 블릭 합병, 220억원 투자 유치를 발판 삼아 외형 성장과 기술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인터뷰/ 문명일 아이엔지로보틱스 대표
“로봇 라인업 확대...3년 내 코스닥 상장 목표”
아이엔지로보틱스 업력은 길지 않다. 2023년 2월 설립됐고, 실질적으로 제품 개발이 시작된 건 2024년 4월이다. 제품 개발을 시작한 지 약 1년여 만에 삼성전자와 공급 계약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회사를 이끄는 문명일 아이엔지로보틱스 대표(47)는 이번 투자 유치와 블릭 합병으로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를 만나 향후 사업 구상을 들어봤다.

Q. 회사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A. 최종 지향점은 독보적인 로봇 솔루션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완벽히 결합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조·물류·서비스 시장에서 실질적 산업 가치를 창출하는 게 중요하다.

Q. H PE는 회사의 어떤 점을 높게 평가했나.

A. 아이엔지로보틱스와 블릭이 결합했을 때 나올 피지컬 AI에 주목했다. 아이엔지로보틱스는 품질과 경제성을 모두 충족하는 로봇 하드웨어와 대기업 납품 경험을 보유했다. 블릭은 디지털트윈 기반 로봇 학습 인프라와 로봇지능 기술을 갖고 있다. 이 두 역량이 결합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로봇 솔루션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Q.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A. 단기적으로는 로봇 라인업 확장을 가속화해 내년 매출 1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한다. 장기적으로는 3년 내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최근 NH투자증권과 상장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로봇 솔루션 유니콘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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