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2만’ 섬나라의 기적…카보베르데, 월드컵 32강 진출했다

일단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모두 냈다. 이제 남은 것은 같은 시각 열리고 있는 다른 경기의 결과. 마음 졸이며 지켜보던 선수들은 극적인 토너먼트 진출이 확정되자 서로 부둥켜안으며 감격을 나눴다. 스탠드를 채우고 있던 팬들은 눈물을 흘리며 역사적인 순간을 두 눈으로 담았다.
인구 52만명의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북중미 월드컵에서 이변을 일으켰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32강 진출 티켓을 따내며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카보베르데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조별리그 3무(승점 3)를 기록하고 스페인 다음으로 H조 2위를 차지해 32강행을 확정했다.
이날 카보베르데는 스페인이 우루과이를 잡는다는 가정 아래 최소 무승부가 필요했다. 사우디를 이기면 자력 32강 진출. 일단 사우디전은 무승부로 먼저 끝나면서 카보베르데 선수들은 같은 시각 스페인-우루과이전을 스마트폰으로 지켜봤다. 이어 스페인의 1-0 승리가 확정되자 얼싸안으며 토너먼트 진출의 기쁨을 나눴다.
서아프리카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이번이 첫 번째 월드컵 출전이다. 이전까지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미지의 나라. 축구에선 더욱 변방으로 꼽혔지만, 이번 대회 1차전에서 스페인과 1-1로 비기며 파란을 예고했다. 이어 우루과이와도 대등히 싸워 2-2 무승부를 거두면서 32강행 확률을 높였고, 마지막 3차전에서도 무승부의 결과를 내고 새 역사를 썼다.
전반 초반에는 사우디가 경기를 주도했으나 이후 카보베르데가 점유율을 높여가며 승부를 팽팽하게 몰고 갔다. 전반 47분 사우디 압둘레라 알암리의 크로스를 무함마드 칸누가 머리로 연결했고, 골키퍼 보지냐가 이를 뒷걸음질 치며 잡았다. 이날 처음 나온 유효슈팅이었다.

후반에도 정중동 움직임이 계속된 가운데 카보베르데는 후반 30분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역습 상황에서 누누 다 코스타의 스루패스로 라로스 두아르트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다. 그러나 두아르트의 오른발 슛을 사우디 골키퍼 무함마드 알오와이스가 막아냈고,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카보베르데는 7월 4일 아르헨티나와 16강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리오넬 메시가 버티는 아르헨티는 스페인, 브라질 등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된다. 그러나 카보베르데의 선전이 계속되면서 32강 최고 빅매치가 됐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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