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소용없다”… ‘조리흄’ 흡입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조리흄은 음식을 고온에서 조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와 미세 입자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일산화탄소와 초미세먼지(PM2.5)는 물론 벤조에이피렌 등 다환방향족탄화수소, 포름알데히드, 이산화질소 등 다양한 유해물질이 함께 배출된다.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명준표 교수는 “조리 중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두통과 메스꺼움을 유발하고, 낮은 농도라도 장시간 노출되면 신경계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조리흄에 포함된 초미세먼지와 발암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폐암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온 조리 환경에서는 오염물질 농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조리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1000㎍/㎥ 이상까지 상승하는 사례도 보고됐으며, 환기 후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평상시보다 약 90배 높은 농도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명 교수는 “가정에서 간헐적으로 조리하는 경우와 달리 급식조리사처럼 장시간 고농도 조리흄에 노출되는 직업군은 폐암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암연구소(IARC)가 조리흄 자체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것은 아니다. 현재 고온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리흄은 ‘인체 발암 추정 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조리흄 속에는 폐암과 관련된 벤조에이피렌 등 발암물질과 초미세먼지가 포함돼 있다.
폐암 위험을 줄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환기’다. 명 교수는 “조리할 때는 반드시 환기 후드를 가동하고, 조리가 끝난 뒤에도 30분 이상 충분히 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후드만 제대로 사용해도 조리 중 발생하는 미세먼지 농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기청정기는 보조적인 역할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헤파(HEPA) 필터는 초미세먼지 제거에는 효과적이지만, 벤조에이피렌이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같은 가스상 오염물질까지 제거하려면 활성탄 필터가 함께 적용된 제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명준표 교수는 “환기 없이 공기청정기만 사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후드와 자연환기로 조리흄 농도를 먼저 낮춘 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현재까지 공기청정기 사용이 폐암 발생이나 사망을 줄인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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