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원장 김용민” 전화·팩스에 항의방문…격해지는 與 강성당원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과열되면서 강성 당원들의 민원 폭탄이 거세지고 있다. “김용민 의원 법사위원장 선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등 친청(친정청래)계 강성 지지층의 요구가 주된 내용이다.
민주당에선 과거에도 당내 이슈가 있을 때면 당원들의 ‘문자 폭탄’이 논란이 됐지만, 최근에는 전화·팩스로까지 진화했다. 국회를 직접 찾은 일부 당원들이 원내행정기획실을 찾아 “왜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나”며 소리를 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민주당 당직자들 사이에선 민원 공포증이 생기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발신 불명 상태로 욕설과 함께 요구사항을 팩스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며 “전화로 하나하나 응대할 때마다 맥이 빠진다. 공무원들이 왜 악성 민원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는지 체감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처리할 업무가 있는데, 전화는 길어지고 또 걸려오는 경우도 있어 난감할 때가 많다. 이제는 ‘오늘도 또 왔네’라며 체념할 정도다”고 전했다.

강도가 가장 센 건 김용민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앉히라는 요구라고 한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국민의힘 정당 해산심판 등 강성 지지층이 자신들의 요구를 잘 이행할 적임자로 김 의원을 보고 있어서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강성 지지층 사이에선 김 의원을 검찰·사법개혁의 선봉장으로 인식하고 있으니 당연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3선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는 관례상 김 의원의 법사위원장 선출은 불가능하다는 게 여권 내의 공통된 인식이다. 김 의원 역시 지난 25일 기자 간담회에서 “검찰개혁을 가장 빠르게 하기 위해서 법사위원장 지명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처음부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1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영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7/joongang/20260627100316231xhue.jpg)
여권 내부에선 갈수록 강성 지지층이 정치적 요구를 관철하는 방식이 거칠어지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성 지지층의 문자·전화 폭탄에 시달렸던 한 수도권 의원은 “1인1표제 등 강성 당원의 영향력이 커지다 보니, 당내 소신 의견이 사라지고 있다”며 “다양한 의견 개진 방식이 있는데, 문자 폭탄 등이 옳은 방향의 민주주의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도 “보완수사권 폐지 사안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을 의식해 제대로 된 논의조차 못 한 셈이 됐다.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나도 문자 폭탄을 받으면 벌벌 떠는데, 보좌진이나 당직자는 오죽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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