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위로가 될까… 스트레스 클 땐 ‘뜻밖의 역효과’
반려동물 교감 시 기분 개선 효과
스트레스 영향 완화는 확인 안 돼
고양이 보호자에선 부정 감정 커져
“개·고양이 모두 비슷한 정서 혜택”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이들은 힘든 하루를 보내고 귀가했을 때, 슬프거나 괴로운 일이 있을 때 그들에게 위로를 얻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면 ‘역시 동물이 사람 마음을 알아준다’ 싶고, 때로는 ‘동물이 사람보다 낫다’고 느끼기도 한다. 자녀가 모두 출가한 노년이나 혼자 사는 이들에게는 반려동물이 외로움을 해소해주고 정신건강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믿음도 있다.
최근 해외에서 이런 ‘펫 이펙트’를 검증한 연구가 이뤄졌다. 그 결과 반려동물과의 교감이 항상 스트레스 완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개나 고양이와 어울리는 순간에는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의 부정적 영향을 직접 해소해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스트레스 상황에서 교감하면 기분이 더 나빠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프런티어스 인 사이콜로지는 스위스 소재 학술출판사 프런티어스가 발행하는 심리학 분야 학술지다. 프런티어스가 공개한 이 연구 소개 기사의 제목은 ‘스트레스 받을 때 고양이를 껴안으면 기분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다.
연구진은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18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참가자 평균 연령은 44.3세였다. 여성 참가자가 146명으로 전체의 77.7%를 차지했다.
참가자들은 5일 동안 스마트폰 알림을 받을 때마다 당시 기분과 스트레스 수준,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기록했다. 기분은 긍정 감정과 부정 감정으로 나뉜 세부 항목을 각각 1~7점 사이에서 평가했다.

긍정 감정은 명랑함, 만족감, 행복감, 열정 등을 명시했다. 부정 감정은 불안정감, 외로움, 불안, 짜증, 슬픔, 죄책감 등을 포함했다.
참가자는 하루 최대 10차례 알림을 받았다. 알림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10시30분 사이에 무작위에 가까운 방식으로 전송됐다. 기억에 의존하면 생길 수 있는 왜곡을 줄이기 위해 알림을 받으면 15분 안에 답하도록 했다.
분석 결과 반려동물과 상호작용하는 순간에는 긍정적 감정이 높아지고 부정적 감정은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 효과는 개와 고양이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개든 고양이든 일상적인 행복감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막아주는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연구진은 일상에서 불쾌한 사건을 겪은 뒤 반려동물과 접촉하더라도 부정적 감정이 커지는 흐름을 뚜렷하게 억제하는 효과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는 반려동물이 순간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들 수는 있지만 스트레스 자체를 완충하는 역할까지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반려동물의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접촉 빈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동물이 곁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부정적 감정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적극적 상호작용은 긍정적 감정을 높이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진은 고양이의 교감 방식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양이는 대체로 조용히 곁에 있거나 자기 리듬대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보호자가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에는 이런 방식이 기대한 위로와 맞지 않아 부정적 감정을 더 뚜렷하게 느끼게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논문 제1저자인 산너 페터르스 네덜란드 오픈대학 연구원은 연구 소개 기사에서 “고양이와의 상호작용은 개보다 수동적이고 요구가 적은 경우가 많다”며 “상호작용 수준이 높을수록 정서적으로 더 자극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가 큰 보호자는 이런 상호작용이 어렵기 때문에 고양이와의 접촉이 부정적 감정을 되레 키울 수 있다는 취지다.
개와의 상호작용에서는 같은 현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산책이나 놀이처럼 활동적인 교감이 많은 개의 특성이 차이를 만들었을 수 있다고 평가됐다.
이번 연구가 고양이와의 접촉이 해롭다고 결론 내린 것은 아니다. 반려동물이 일상적 기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스트레스가 큰 상황에서 모든 보호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페터르스 연구원은 “(개와 고양이 중) 어느 한 종이 더 나은 반려동물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며 “보호자의 성격과 선호의 문제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결론은 개와 고양이 모두 비슷한 정서적 혜택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저자인 메이커 얀선스 네덜란드 오픈대학 심리학 조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반려동물과 상호작용할 때 나타나는 순간적 정서적 안녕감이 스트레스 완충 때문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해설했다.
그는 “개든 고양이든 부정적 감정에 대한 완충 작용은 하지 않았다”며 “고양이의 경우에는 상호작용 수준이 높을수록 보호자의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 사이의 관련성이 더 강해지는 현상도 관찰됐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靑 “기업 자율 투자” 野 “기업 팔 비틀기”
- 27일부터 기름값 150원 낮춘다… 석유 최고가격 하향
- ‘매관매직’ 김건희 징역 7년… “영부인 지위 사익 추구 활용”
- 광화문 일민미술관서 낫 휘두른 70대 용의자 검거
- 홍준표 “감독이 멍청하면 선수만 욕먹어”…축구대표팀·삼성 ‘저격’
- “30일까지 2000억원 없으면 파산”…홈플러스 직원들, 정부 지원 호소
- 홍명보, ‘몬테레이 참사’에 “이유 못 찾아 당황스러워”
- 배우 출신 명계남 2929만원 신고… 정원오 전 서울시장 후보는 20억
- ‘한밤 중 싹둑’ 하루 아침에 사라진 수원 핫플 ‘파란대문’ 장미…경찰 수사
- [단독] 제일 바쁜 점심에 먹통 된 ‘토스 포스’… 전국 식당 전쟁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