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與 신경전 비화…野 ‘당권 경쟁 이용’ 비판

김건주 2026. 6. 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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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완수사권 폐지가 기본 입장” 국회 논의로 공 넘겨
정청래 “허송세월” 비판에 민주당 내부 반발
국힘 “안전장치마저 정쟁 수단 삼아” 공세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6·10 만세운동 기념식에서 만나 인사 나누고 있다. 남동균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공식화하면서 여권 내 신경전이 확산하고 있다. 여당에서는 정부의 입법안 미제출 방침을 두고 공개 비판이 나왔고, 야당은 이를 두고 보완수사권 폐지가 당권 경쟁과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총리는 전날 검찰개혁 관련 긴급 현안 브리핑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정부 입법안은 제출하지 않고 국회의 논의와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보완수사권은 경찰 수사 결과가 미흡하다고 판단될 때 검사가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의 핵심 과제로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내세워 왔다. 오는 10월 검찰 조직이 수사 담당 중대범죄수사청과 기소 담당 공소청으로 개편될 경우,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제기돼 왔다.

다만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수사 기록만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공소청이 미흡한 수사를 보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수사 오류나 법리 검토 부족을 보완할 최소한의 장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與, 전당대회 앞두고 당내 신경전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보완수사권 폐지를 공식화하면서도 입법안 제출은 국회에 맡긴 것을 두고 여권 내부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검찰개혁 의제가 당권 경쟁의 쟁점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전당대회 출마가 거론되는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정부가 1년 동안 허송세월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썼다. 정부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서도 “시간끌기용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해당 발언이 정부를 향한 공개 압박이자 당권 경쟁을 의식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이 함께 책임져야 할 사안을 두고 정 전 대표가 정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날을 세우며 정치적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취지로 우려를 표했다.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정 전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정 전 대표가 지난 1년 동안 집권여당 대표로서 검찰개혁 추진에 정치적 책임을 함께 졌음에도, 모든 책임을 이재명 정부에 돌리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국힘 “‘계파 싸움’에 보완수사권 폐지 이용”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민주당 내부 논쟁을 당권 경쟁과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선명성 경쟁으로 규정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보완수사권 폐지까지 공천권 싸움의 수단으로 삼는 것이 민주당 정치의 현주소”라며 “국민의 안전을 계파의 공천권 싸움에 이용하는 저급한 정치를 즉각 멈추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검찰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충분한 제도적 보완 없이 수사기관 내부의 혼선과 업무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의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보완수사권마저 당권 경쟁과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현실은 국민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법적·제도적 보완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야당 관계자는 “누가 더 정당성이 있는지 보여주기 위한 선명성 경쟁으로 수사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국민의 관심이 큰 형사사법 체계 개편이 정치적 다툼으로 비치면 국민 불신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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