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후반에 들어가면 골칫거리인 득점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홍명보 감독 '손흥민 선발 제외 해명'이 궁색한 이유 [과달라하라 현장]

김희준 기자 2026. 6. 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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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과달라하라(멕시코)] 김희준 기자= 홍명보 감독이 실패로 돌아간 손흥민 선발 제외 배경을 재차 해명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건 여전했다.

한국이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지난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을 치러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했다. 한국은 조 3위로 추락해 32강 진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른 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날 경기와 관련한 여러 논쟁이 있었지만, 축구팬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가 된 건 손흥민의 선발 제외였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처음 나선 이래 한 번도 선발 자리를 놓친 적이 없었다. 손흥민을 아껴뒀다가 후반에 투입해 한 방을 노리겠다는 의도였다.

홍 감독은 FIFA 방송 인터뷰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 미선발과 관련해 "손흥민은 전반에 상대가 힘이 있을 때보다는 힘이 빠졌을 때, 공간이 생겼을 때 넣는 게 좋을 거라 판단했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홍명보 월드컵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26일 회복 훈련 전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홍 감독은 "손흥민 선수는 1, 2차전에서 스프린트 위주로 경기했다. 상대 뒷공간을 노리기 위해 화력이 필요했고 나름 잘해줬다"라며 "3차전이 열리는 몬테레이는 날씨가 더우니까 후반에 들어가서 활약을 해주길 바랐다. 남아공에 공간이 생긴다면 본인의 골칫거리인 득점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후반에 넣겠다고 손흥민 선수와 미팅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의도는 실현되지 않았다. 오현규와 황희찬을 선발로 넣어 남아공 선수들의 체력을 소진시키겠다는 생각 자체는 괜찮았다. 문제는 오현규와 황희찬에게 공이 그렇게 많이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현규는 전반에 공을 잡을 기회 자체가 거의 없었고, 황희찬은 측면에서 주로 출발해 남아공 수비의 체력을 충분히 빼놓지 못했다.

게다가 손흥민 투입 이후에도 전술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손흥민의 득점력을 활용하고자 했다면 그가 침투하거나 활용할 만한 충분한 공간을 제공했어야 했다. 그러나 손흥민을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두고도 마치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하는 것처럼 중원에 가깝게 내려오도록 만든 건 실책에 가깝다.

손흥민(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풀백 조합도 다소 아쉬웠다. 이날 황희찬이 측면 위주로 움직이고 손흥민이 중앙 위주로 움직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전반에 옌스 카스트로프를 선발로 내세우고, 후반에 이태석을 기용했어야 한다. 손흥민을 아끼겠다는 생각에 갇혀 전술적 조합조차 고려하지 않은 채 선발 라인업을 구성한 결과 모든 선수의 기량을 하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홍 감독은 "손흥민 선수 본인의 역할을 항상 하고 있다. 다만 그 평가를 득점으로만 받으니 선수도, 팀도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손흥민을 전술적으로 잘 활용한 건 체코와 1차전 정도였다. 멕시코전과 남아공전에는 손흥민에게 골잡이 역할을 부여했다고 보기 힘들다. 선수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체력만 고려한 결과는 잔혹하고 피 말리는 조 3위 경쟁으로 이어졌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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