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거리·시설, 하나는 포기해야"... 충남대 대학가 청년들의 주거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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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와 관리비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어요."
대학가 원룸 월세가 꾸준히 오르는 데다 관리비까지 함께 상승하면서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세 인상 폭은 제한됐지만 관리비가 오르면서 청년들이 체감하는 실제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지예 공인중개사는 "일부 임대업자들이 월세 대신 관리비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임대료를 조정하는 사례가 있다"며 "관리비 세부 내역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으면 대학생 등 청년층의 실제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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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월세와 관리비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어요."
충남대학교 인근 궁동에서 자취 중인 충남대 학생 최슬아(21)씨는 월세 납부일이 다가올 때마다 부담을 느낀다. 대학가 원룸 월세가 꾸준히 오르는 데다 관리비까지 함께 상승하면서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거나 불안정한 대학생과 사회초년생들은 주거비 상승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4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구의 82.6%가 임차 형태로 거주하고 있다. 청년 10명 중 8명 이상이 전세나 월세에 의존하는 만큼 주거비 부담 증가는 소비와 저축, 학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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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 평균 월세 추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생성한 AI 생성 이미지 |
| ⓒ AI생성 이미지 |
충남대 인근 궁동·봉명동 일대 공개 매물을 조사한 결과, 일반 원룸은 보증금 100만 원~300만 원, 월세 30만 원~35만 원 수준이었다. 풀옵션 원룸은 월세가 40만 원 안팎, 신축 오피스텔은 50만 원을 웃도는 곳도 적지 않았다.
취재에 응한 학생들은 월세 외에도 관리비와 공과금 부담이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충남대 재학생 김예진(21)씨는 "월세만 보고 계약했는데 관리비까지 합치면 한 달 주거비가 50만 원 가까이 든다"며 "외식이나 문화생활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윤상이(21)씨는 "학교와 가까운 곳은 비싸고, 저렴한 곳은 시설이 낡거나 거리가 멀다"며 "가격과 거리, 시설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궁동 및 봉명동 일대에서는 계약 갱신 과정에서 임대료 인상 폭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지만,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일부 계약 사례에서는 청소비·인터넷 이용료·승강기 유지비 등의 명목으로 부과되는 관리비가 기존 3~5만 원 수준에서 최근에는 10~15만 원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인상 폭은 제한됐지만 관리비가 오르면서 청년들이 체감하는 실제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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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거비 부담 증가에 따른 생활 변화 연구 자료를 활용한 AI 생성 이미지 |
| ⓒ AI생성 이미지 |
기숙사는 부족, 월세 지원도 체감 낮아
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학생들이 가장 먼저 찾는 대안은 기숙사다. 하지만 수용 인원에는 한계가 있다. 충남대학교 대학 정보 공시에 따르면 재학생 약 2만 2000명 가운데 기숙사 수용 인원은 약 4900명 수준이다.
충남대 재학생 김찬호(21)씨는 "기숙사 입주 신청에 탈락해 결국 원룸을 구했다"며 "생각보다 높은 월세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청년 월세 특별지원 사업을 통해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청년에게 월 최대 2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체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예훈(26)씨는 "지원금을 받아도 월세와 관리비를 내고 나면 부담은 여전하다"며 "생활비와 교통비까지 생각하면 크게 달라진 점을 느끼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한 부모의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현행 방식 때문에 실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도 지원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 지원 확대 등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 필요
대전시는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고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무주택 청년 가구에 월 최대 20만 원씩 지원하는 대전 청년 월세 지원 사업과 청년·청년부부 주택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등 다각도의 주거 안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구암동, 신탄진동 등 역세권을 중심으로 대전형 청년주택과 청년매입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며 청년 주거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러한 공공 지원책만으로는 대학가의 높아진 주거비 부담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 지역 청년 주거 정책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온 대전연구원의 박노동 박사는 지난 24일 서면 인터뷰에서 "관리비 항목을 불투명하게 높여 사실상 임대료를 올리는 방식이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보완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청년 월세 지원 기준을 부모 소득 중심에서 벗어나 실제 독립생활 실태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단순히 나이 기준만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본인의 소득 수준, 주거 형태, 실제 월세·관리비 부담, 독립 거주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활비가 부족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학생들에게는 월세뿐 아니라 관리비까지 포함한 실질 주거비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자체 차원이든 국가 차원이든 청년 주거 정책에 있어 당사자 중심 기준을 적용하도록 선정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박사는 대전시와 충남대가 협력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대학가 원룸과 오피스텔의 월세·관리비 정보를 정기적으로 조사해 학생들에게 공개하는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대전시는 행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별 임대료와 관리비 변동 추이를 파악하고, 충남대는 학생 설문과 민원 접수를 통해 실제 주거 부담을 파악하는 역할을 맡는 방식이다. 여기에 학생회와 관할 구청, 지역 공인중개업소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면 허위·과장 광고나 불투명한 관리비 부과 사례도 상시 점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박사는 "이런 방식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대학가 주거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실질적인 행정 협력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안정적인 주거 공간은 청년들이 학업과 취업을 준비하는 기반이다. 계속되는 월세 상승과 제한적인 주거 대안 속에서 청년들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는 만큼,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학업에 전념하고 지역의 핵심 인재로 정주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주거 안정 정책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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