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년만의 최악 강진…베네수 사망자 235명으로 증가(종합)
역대 최대 국가채무 구조조정 겹쳐
美 1.5억달러…IMF·WB 등 지원 협의
지난 24일(현지시간) 오후 베네수엘라에서 126년 만에 최악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현재까지 23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200여명이 매몰된 가운데 구조 당국은 생존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한국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제사회는 앞다퉈 지원에 나섰다. 미국이 2300억원가량을 긴급 지원하는 등 국제사회는 앞다퉈 지원에 나섰다.

카를로스 알바라도 베네수엘라 보건장관은 25일 저녁 국영TV에서 사망자 수가 약 23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직전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밝혔던 188명에서 50여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부상자도 4300명으로 늘었다.
물적 피해도 컸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최소 250채의 건물이 파손됐으며 병원 8곳, 쇼핑센터 20곳, 공공기반시설 46곳이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요 국제공항과 항구가 있는 라과이라주는 고층 건물 40여채가 무너지는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갇힌 사람들을 살려내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이날 최대 피해 지역인 라과이라주를 찾아 현장 수습을 지휘했다.
한국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과 현지 한인회 등에 따르면 현재 베네수엘라에는 한국 교민 125명 안팎이 거주 중이다. 이 중 90명가량이 수도 카라카스에 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바루타 지역에 모여 있다. 이곳은 카라카스의 과이레강 남쪽에 위치한 곳이다. 카라카스 내에서 피해가 집중된 곳은 북부 알타미라 지역이다.
이번 지진은 경제 상황이 어려운 베네수엘라에 대형 악재가 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국가 채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베네수엘라 정부의 총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가 넘는 2400억달러(370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지진 발생 후 복구 예산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재원을 활용하겠다며 2억달러를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베네수엘라가 IMF에 예치된 45억달러 규모의 특별인출권(SDR) 중 일부를 인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사회는 즉각 지원에 나섰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1억5000만달러(약 2300억원) 규모의 원조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진 발생 몇 시간 만에 베네수엘라 국민의 긴급한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상당한 재정 지원과 수색·구조 활동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피해 분석을 위해 위성 시스템을 가동하고, 현지 구호활동을 하는 인력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유엔(UN)은 베네수엘라 국민 지원을 위해 모든 자원을 가동 중이다. 중남미 주변국들도 도움을 약속했다. 멕시코는 수색과 의료 인력을 파견했고, 엘살바도르는 300명의 인력과 의약품, 생필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쿠바, 칠레, 콜롬비아 등이 즉각 인력 파견을 약속했다.
세계은행(WB)도 복구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IMF와 WB의 지원 논의는 올해 4월 베네수엘라와의 관계가 20여년 만에 정상화된 뒤 이뤄졌다. IMF는 2004년 이후 베네수엘라와의 실질적 협력을 중단했으며, WB도 2005년 이후 거래를 멈췄다가 약 22년 만인 올해 4월 협력 체제를 재가동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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