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구속 전후 신천지 전쟁 선포… 신도 결속 주문
‘정당 가입 강요’ 구속 시점에 진행
“악령과 싸우려는 우리는 최전선
전투병으로 나와 있다” 발언
이단 전문가 “후계 구도 혼선
분파도 나타날 수 있어” 우려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교주 이만희(95)씨가 정치권 당원 가입 강요 의혹으로 24일 구속됐다. 신천지 내부에서는 영장 청구 전후 수사를 ‘비상’ ‘전쟁’ 등의 용어로 규정하며 신도들에게 결속을 주문했다. 이단·사이비 전문가들은 이씨의 부재가 장기화할 경우 신도 이탈은 물론 후계 구도 혼선과 더불어 분파 등장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본다.
25일 국민일보가 단독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신천지 측은 최근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강의에서 “왜 저들이 우리(신천지)의 사명자들을 가뒀느냐. 그 목적은 한 사람을 가두려고 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은 당원 가입 실무를 맡았던 것으로 지목된 전직 간부 3명이 구속된 뒤,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예측되는 시점에서 진행됐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어 “신천지는 비상이다. 전쟁”이라며 “저 권세 잡은 자들과 하늘의 악령들과 싸우고자 하는 우리는 지금 최전선에 전투병으로 나와 있다”고 발언했다. 이 관계자는 “신천지 사명자들을 가두는 것은 누구를 하나를 잡으려고 빌드업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신천지의 기백과 조직력을 보고 그들이 놀라서 그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직 간부들의 구속을 최고 지도부를 겨냥한 수사의 전조로 받아들이고 신도 이탈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법은 24일 정당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천지 측은 즉각 “고령 피의자에 사실상 물리적 형벌”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정교유착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씨가 2021~2024년 국민의힘 대선·총선을 위한 경선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신도들의 당원 가입을 강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천지 지파별로 ‘필라테스 프로젝트’ 등 명칭 아래 입당을 독려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5만여명의 신도가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씨는 이번을 포함해 세 차례 구속됐다. 그는 1980년 대한기독교장막성전 교주 유재열씨를 비판하다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누락해 방역 업무를 방해하고 교회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 사태부터 최근 정교유착 의혹까지 신천지에 대한 사회적 부정 여론이 상당히 악화했다”며 “2020년 구속 당시와 달리 현재 이씨가 95세 고령인 만큼 신천지의 후계 구도 혼선이 더 빨리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탁 교수는 “한국교회는 이번 구속을 신천지의 즉각적인 몰락으로 단정해선 안 된다”며 “절대적 지도자 부재 뒤 어떤 문제가 시작될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도 이탈이 가속되고 권력·자금 흐름을 둘러싼 경쟁이 커질 경우 후계 구도 혼선이 불가피하고 분파도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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