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기금 채무조정시 재산심사 강화…변제능력 높으면 감면율 축소
신청 전 재산 은닉·증여 등 사해행위 집중 점검
앞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새출발기금을 통해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경우 재산 심사가 한층 강화된다. 신청 전 증여나 재산 처분 등 고의적인 재산 축소 여부도 면밀히 조사되고, 변제능력이 높은 채무자는 원금 감면율도 낮아진다.

금융위원회는 25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업무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새출발기금 운영 현황과 재산심사·감면기준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캠코가 운영하는 새출발기금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그러나 상당한 규모의 투자자산을 보유했거나 변제능력에 비해 높은 감면율을 적용받는 등 기금 목적에 맞지 않는 일부 사례가 확인되면서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금융위는 채무조정 전 과정에 걸쳐 재산심사, 감면기준, 채권관리 체계를 보완하기로 했다.
우선 재산심사를 강화한다. 기존에는 신청인이 제출한 금융자산과 행정정보공동이용망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한 소득, 부동산, 동산 등을 중심으로 심사했지만, 올해 초부터는 확인 절차를 마련해 가상자산과 비상장주식 보유 현황도 재산심사에 반영하고 있다.
채무 감면 기준도 조정된다. 현재 90일 이상 연체된 무담보 부실 채권은 채무자의 변제 능력에 따라 원금의 60~80%를 감면받을 수 있다. 다만 최소 감면율이 60%로 설정돼 변제 능력에 따른 차등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변제 가능률이 100%를 초과하는 등 상환 능력이 높은 채무자의 경우 최소 감면율을 60%에서 30%로 낮춘다. 변제능력이 높을수록 감면율도 5~30%포인트 낮아지도록 기준을 조정해 최저 30% 수준까지 적용한다.
채무자 조사 및 사후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캠코는 올해 2월부터 자체 재산조사 전담반을 운영하며 채무조정 신청 전 부동산이나 분양권 등을 증여하거나 매각해 재산을 일부러 감소시킨 사례를 점검하고 있다. 특히 오는 8월 개정 신용정보법 시행으로 사전 증여 정보 등 재산 조사에 필요한 정보를 보다 폭넓게 확인할 수 있게 되면 보다 철저한 심사가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조사 결과 사해행위가 의심되는 사례가 확인될 경우 약정을 해지하고 재산을 다시 반영해 채무조정을 재약정하거나 채권 회수 조치도 취할 수 있다.
금융위와 캠코는 협약 금융회사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이번 제도 개선을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제도 정비는 새출발기금의 지원을 축소하려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채무자에게 지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불필요한 재원 낭비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공적 채무조정 제도의 실효성과 형평성을 높여 포용금융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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