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말벌처럼 화 냈다” 트럼프, 이란 전쟁 비판한 여당 의원에 역정…나토에도 “실망” 뒤끝
트럼프, 나토 사무총장 만나서도 “우리는 실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여당인 공화당 상원 의원들과 비공개 오찬에서 이란 전쟁 등을 두고 충돌하면서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살인 말벌(murder hornet)처럼 화를 냈다”는 전언도 나왔다. 이란 전쟁 이후 각종 현안을 두고 트럼프와 여당의 균열이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진행된 공화당 의원들과 비공개 오찬에서 이란 전쟁과 필리버스터 폐지 등에 대한 여당 내 반발에 대해 격노했다.
트럼프는 상원 공화당이 필리버스터 폐지와 유권자 등록 절차를 엄격히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것 등에 역정을 내면서 특히 전날 통과 상원을 통과한 이란 전쟁 권한 결의안에 대해 분노했다. 해당 결의안은 트럼프가 의회의 승인 없이는 전쟁을 재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4명이 당론에서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다.
트럼프는 “도대체 왜 누군가가 전쟁 권한 결의안에 찬성했느냐”고 거칠게 추궁했고, 대다수 의원은 침묵했다. 하지만 전날 결의안에 찬성한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이란 전쟁이 의회와 협의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캐시디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님은 미국 국민에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말해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며 “이 전쟁은 4주면 끝난다고 했다. 그런데 벌써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우리의 원래 목표는 달성되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도대체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그러자 고성으로 “당신은 선거에서 졌다. 패배자(loser)“라고 비난했다. 캐시디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캐시디 의원도 지지 않고 트럼프의 발언을 큰 목소리로 반박했다. CNN은 트럼프가 캐시디 의원을 “미치광이”라고 부르며 앉으라고 했지만 캐시디 의원이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결의안에 찬성한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을 향해서도 “끔찍한 사람”이라고 부르며 맹비난했다. 오찬에 참석했던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그(트럼프)는 살인 말벌처럼 화가 나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오찬 뒤에는 “아주 훌륭한 회의였다. 우리는 우리 당에 자랑스럽다”면서도 “방 안에 있던 몇몇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합의해 상·하원을 통과한 대규모 주택 공급 관련 법안에 대한 서명도 이날 보류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주택 공급 관련 기자회견과 서명식은 내가 국가적 비상사태로 간주하는 절실히 필요한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SAVE America Act·투표자격보호법)’이 통과될 때까지 취소된다”고 적었다. 자신이 추진하는 법안부터 통과시키지 않으면 여야가 합의해 통과한 법안에도 서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도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찰단을 이란에 투입하는 일을 서두를 것은 없으나 IAEA가 이란 내 고농축우라늄(HEU)을 찾기 위해 이란에 들어갈 때 미국 조사관들이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은 IAEA 핵사찰을 수용했다는 미국 발표를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동에서도 나토가 이란 전쟁을 지원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뤼터 사무총장과 면담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탈리아와 영국, 독일 등을 거명한 뒤 “우리는 실망했다. 우리는 이 문제(이란 전쟁)에서 전혀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유럽 동맹)이 ‘우리도 돕고 싶다’고 말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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