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구글도 동의했다. 메타도 하라”…美, ‘AI 사전 검증’ 압박

미국 정부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의 새 인공지능(AI) 모델에 대해 정부 차원의 안전성 평가를 받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능 AI 모델의 악용 가능성이 주목받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안보 관리 영역이 AI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메타에 AI 모델의 성능과 취약점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안전성 평가 관련 협약에 참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 4월 최신 AI 모델 ‘뮤즈 스파크’를 공개한 바 있다. 미 정부는 이메일을 통해 메타 측에 협약 참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아직 정부의 사전 검증 협약에 합의하지 않은 미국 내 주요 AI 개발사로 전해졌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일론 머스크의 xAI 등은 모두 AI 안전성 평가기관인 AI 표준혁신센터(CAISI)에 자사 AI 신모델의 안전성 검증을 받는 데 동의한 상태다.
메타 프랜시스 브레넌 대변인은 “우리는 강력하고 안전한 최첨단 AI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정부의 목표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현재 구체적인 세부 조항들을 조율하는 과정에 있으며 조만간 협약에 서명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의 벤 카스 대변인도 산하 CAISI가 기업들과 협약 관련 논의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교류(이메일 교환)는 통상적인 업무”라며 “CAISI가 하는 게 바로 그런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 정부의 사전 검토 요구 배경에는 최첨단 AI 모델이 사이버 공격이나 군사적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고성능 AI가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거나 공격 코드를 만드는 데 쓰일 경우 기존 사이버 방어 체계만으로는 위험을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이달 국가 안보 문제를 이유로 앤트로픽의 고성능 AI 모델 ‘페이블5’와 ‘미토스5’ 에 대해 외국인 접근을 차단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이후 미 정부와 앤트로픽은 외국인 접근 제한 문제를 놓고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앤트로픽이 “매우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며 앤트로픽을 더 이상 국가안보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정부가 AI 신모델의 보안 문제를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AI 개발사가 신모델 공개 전 최대 30일간 정부의 사전 검토를 받을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됐다. 정부는 이 기간 동안 AI 모델의 성능과 취약점을 평가하게 된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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