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 "항상 부족한 거 같다" 느려진 공, 더 영리해진 투구…양현종의 품격 있는 191승

"계속해서 5이닝 이상을 던져주면서 본인의 몫을 다 해주고 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마친 뒤 양현종(38)을 두고 한 말이다.
이날 경기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은 5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10-3 대승을 이끌었다. 시즌 5승이자 개인 통산 191승(역대 2위). 직구 평균 구속은 139㎞/h에 머물러 선발 맞대결을 펼친 안우진(5와 3분의 1이닝 6실점)의 슬라이더 평균 구속(140㎞)보다도 느렸지만, 투구의 완성도는 절대 뒤지지 않았다.

전성기 시절처럼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직구(27개)와 커브(5개) 슬라이더(25개) 체인지업(27개) 등 다양한 구종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빼앗았다. 화려한 구위보다는 노련한 경기 운영과 정교한 완급 조절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투구였다. 그는 경기 뒤 "맡은 바 임무를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타자들, 야수들 덕분에 승리 투수가 된 거 같다"고 공을 돌렸다.
양현종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투구 수가 90개에도 미치지 못한다. 14차례 선발 등판 가운데 6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도 단 한 번뿐이다. 이날 키움전 역시 84개의 공만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과거처럼 긴 이닝을 책임지는 에이스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지만, 꾸준히 5이닝 안팎을 버텨주며 선발 투수로서 최소한의 역할은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양현종은 "항상 부족한 거 같다. 오늘 같은 경우에는 6회 마운드를 올라가는 그런 습관을 들여보고 싶었다. 항상 5이닝을 던지고 내려오다 보니까 6회 마운드를 한번 올라가 보고 싶었는데 공격이 길어지다 보니까 감독님께서도 길게 보라고 하시더라"며 "앞으로 더 중요한 게임이 많기 때문에 혹시 나가서 부상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그런 말씀을 하셨다. 정말 내 몸을 생각해 주시구나 싶어서 5회까지 던지고 내려온 거 같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한다. 그는 "예전의 구위였으면 점수를 안 주려고 조금 힘으로 상대했다면 요즘 같은 경우는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아웃카운트와 주자를 바꾼다는 그런 생각으로 피칭하고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게임의 흐름을 어느 정도 만들어놓고 내려가는 게 내 역할이기 때문에 (개인) 승리를 생각하기보다 항상 이런 식(5이닝 안팎 투구)으로 하고 내려오는 게 목표다. (마운드를 일찍 내려갔을 때 그 뒤를 책임져주는) 중간 투수들에게 진짜 고생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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