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 ‘장난감 돈’ 채워놨다…경주 새마을금고 황당 횡령

경북 경주의 한 새마을금고 지점장이 수천만 원의 현금을 횡령한 뒤, 금고 안에 장난감 가짜 지폐를 채워 넣는 황당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해당 새마을금고 측은 사건을 인지하고도 경찰 신고를 미루는 등 사태를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주 황리단길에 위치한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서 현금 7000만원이 무단 인출돼 사라졌다. 범인은 다름 아닌 해당 점포의 관리 책임자인 지점장급 직원 A씨였다.
A씨는 금고에서 돈을 빼돌린 뒤 감시를 피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구매한 가짜 5만원권 조판을 금고에 대신 채워 넣었다.
가짜 돈에는 캐릭터까지 그려져 있는 등 얼핏 봐도 장난감 지폐임이 드러나는 수준이었지만 지점장과 과장 단 2명만 근무하는 소규모 점포의 특성을 악용해 의심을 피해왔다.
내부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마감 시간마다 “과장님, 제가 (돈을) 넣어 드릴게요”라며 직접 금고로 향하는 등 다른 직원의 접근을 자연스럽게 차단하며 지점장으로서의 권한을 휘둘렀다.
보름 넘게 이어지던 A씨의 대담한 범행은 이상함을 눈치챈 동료 직원의 신고로 결국 막을 내렸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후 새마을금고 내부의 대처는 더 큰 문제였다.
새마을금고 측은 범행을 파악하고도 곧바로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자체 조사에만 매달렸다.
결국 A씨는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나서야 자수 형식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최근 법원으로부터 약식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더욱이 내부에서는 책임을 져야 할 고위 실무진이 이 사건 이후 오히려 요직으로 승진했다는 폭로까지 나와 ‘제 식구 감싸기식’ 인사가 아니냐는 도덕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비위 당사자인 A씨를 즉각 면직 처리했고, 피해 금액도 모두 변제받아 현재는 내부적으로 완전히 종결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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