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방산 기업→ 빅테크’… 무게추 옮겨가는 방위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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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양상이 알고리즘을 활용한 무인·자동화로 변화하면서 방산산업이 재편되고 있다. 무기를 만드는 전통적인 군수 기업들이 주축이 됐던 과거와 달리 전쟁을 설계하고 공격을 자동화하는 빅테크 기업으로 산업의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전쟁의 중심에 선 빅테크 기업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구글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이른바 '전쟁 비즈니스'를 둘러싸고 대내외의 격렬한 비판에 직면했지만 사실상 국가의 요구에 응하며 기술의 무기화를 막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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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히드마틴·노스럽 등 군수기업서
안두릴, 팔란티어, 스페이스X…
전장 움직이는 AI·클라우드 전환

전쟁의 양상이 알고리즘을 활용한 무인·자동화로 변화하면서 방산산업이 재편되고 있다. 무기를 만드는 전통적인 군수 기업들이 주축이 됐던 과거와 달리 전쟁을 설계하고 공격을 자동화하는 빅테크 기업으로 산업의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
24일 미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에 따르면 9·11 테러 이후 20여년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벌어진 전쟁 비용과 관련해 2조 달러가량이 상위 5개 방산업체(록히드마틴 RTX 보잉 제너럴다이내믹스 노스럽그러먼)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 흐름은 최근 인공지능(AI)의 군사적 응용, 드론, 무인 함선 등 신흥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기술 기업들과의 새로운 계약이 급증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신흥 방산테크 기업으로는 안두릴, 팔란티어, 스페이스X 등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통신, 표적 설정, 무인 항공기, 드론 방어 시스템, 극초음속 무기 분야에서 미 국방부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코노미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 전쟁을 기점으로 세 기업과 밀착하면서 전쟁을 수행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하며 이들 기업을 ‘네오 프라임’으로 명명했다.
지난해 록히드마틴과 RTX, 노스럽그러먼의 매출액은 네오 프라임 기업들보다 8배 많았다. 하지만 기업가치는 신흥 방산테크 기업들에 뒤진다. 팔란티어는 지난해 기준 연간 매출이 록히드마틴의 17분의 1 수준에 그쳤지만, 시가총액은 2.7배 많다. 매출 등 당장의 실적보다 방산테크 기업에 거는 미래시장에 대한 기대가 더 큰 셈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전장을 움직이는 AI·클라우드 인프라를 장악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스페이스X 오픈AI 구글 엔비디아 등 8개 AI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빅테크는 단순 클라우드 공급자에서 의사결정 인프라 공급자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2025~2026년 미 국방부가 빅테크와 체결한 계약을 살펴보면 AI 모델, 표적화 지원, 위성 데이터망으로 협력 범위가 확장했다. 지난해 6월 오픈AI는 국방부와 국가안보·전투·엔터프라이즈 영역의 프런티어 AI 시제품 개발을 위한 협력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미 국방부는 빅테크 기업 출신 인재들을 직접 영입하며 전쟁 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나섰다. 지난해에는 빅테크 고위 임원들을 육군 중령으로 임관시키는 ‘고위기술혁신단’을 창설했다. 샴 산카 팔란티어 최고기술책임자(CTO), 앤드루 보스워스 메타 CTO, 케빈 웨일 오픈AI 최고제품책임자 등 실리콘밸리의 핵심 두뇌들이 군복을 입었다.
하지만 전쟁의 중심에 선 빅테크 기업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앤트로픽은 지난 2월 자사 AI 모델 클로드의 군사 무기화를 반대했다가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됐다. 최근 앤트로픽은 최신 모델인 미토스5와 페이블5를 공개했지만 미 상무부는 수출통제를 명령하며 공개를 차단했다. 미 상무부는 보안 문제를 앞세웠지만, 사실상 전쟁에 활용되기를 거부했던 앤트로픽에 대한 길들이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이른바 ‘전쟁 비즈니스’를 둘러싸고 대내외의 격렬한 비판에 직면했지만 사실상 국가의 요구에 응하며 기술의 무기화를 막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재운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 정부는 앤트로픽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오게 될 최신 프런티어급 AI 모델을 장악하겠다는, 즉 위험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AI 기술을 확보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 방산 업계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테크이슈팀=양한주 심희정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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