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도 이란 공격 제동… 트럼프 무력행사 발 묶이나
이란-걸프국가 호르무즈 회담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재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결의안이 23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했다. 백악관이 결의안의 법적 효력을 부정해 당장 강제력은 없지만 이란에 대한 전투 재개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상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대통령이 미국이나 동맹국을 임박한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명시적 승인 없이 이란에 대한 적대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쟁 권한 결의안을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통과시켰다.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빌 캐시디, 리사 머코스키, 랜드 폴 4명이 당론에서 이탈해 찬성표를 던져 10번째 시도 끝에 가결됐다.
앞서 하원도 지난 3일 찬성 215표, 반대 208표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당시에도 공화당 의원 4명이 찬성했다. 1973년 ‘전쟁권한법’ 제정 이후 상·하원에서 모두 미군의 전투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의안 통과 후 트루스소셜에 “적에게 지원과 위안을 제공한 꼴”이라고 맹비난했다.
다만 결의안의 법적 구속력은 논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결의안은 대통령 서명이나 거부권이 필요 없는 공동결의안이어서 대다수 법학자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본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도 “전쟁이 끝났기 때문에 이 결의안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이란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은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에도 악화일로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지난 18~22일 성인 1262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 24%만이 이란 전쟁이 경제적 대가를 치를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도 34%로 하락해 지난 4월 기록한 최저 수준으로 돌아갔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가 종전 후속 협상의 최대 난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란과 이라크, 걸프국이 참여하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회의가 추진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4일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가 오만을 방문해 호르무즈 해협 관련 협상 개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걸프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면제를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란은 환경 보호·항해 안전·해상 보안 명목의 수수료를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요구 및 수령하는 통행료, 보험료, 그 밖의 어떤 종류의 비용도 없다고 미국에 알려왔다”고 올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피해 규모도 처음 산정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보험사 알리안츠를 인용해 개전 후 해협 봉쇄로 이동하지 못한 화물의 가치가 1250억 달러(약 193조75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발이 묶인 선박은 1200척으로 추정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한국 국적 선박 4척이 추가로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혀 해협에 남은 한국 선박은 18척으로 줄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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