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리풀2지구 주민들 행정소송 예고…‘상생형 존치’ 요구
“환경영향평가·유물조사 미흡”, 종교·재산권 등 침해 지적
“2000가구 공급 고집 꺾어야”…성당·마을 존치 및 저밀개발 요구

서리풀2지구에 20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공급하려는 정부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우면동 성당 측이 이달 중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예고하면서다.
다만 주민들과 성당 측은 개발 자체를 전면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성당과 송동마을·식유촌을 존치하는 방안이 전제된다면 정부와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4일 우면동 성당 신자들과 송동마을·식유촌 주민들은 성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 중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영기 대책위원회 고문은 “환경영향평가, 유물조사를 적절하게 하지 않는 등 행정절차가 부족한 사항들이 많이 있었다”며 “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국토교통부가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종교의 자유와 주민 재산권, 주거환경권 등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된다는 점도 소송에서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이달 11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일원 19만3259㎡ 규모의 서리풀2지구를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고 2028년 12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원주민들과 성당 측은 행정소송과 함께 성당 앞 망루 시위를 이어가며 개발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환경과 문화유산 보전 측면에서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성해영 송동마을 비대위 부위원장(서울대 종교학과 교수)은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인 참매를 포함해 맹꽁이 등 법정 보호종이 최소 7종 이상 발견됐다”며 “50년 넘게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주민들의 권리 행사를 제한한 정부가 2024년 11월 더 이상 환경이 훼손돼 보존 가치가 없다며 공공개발을 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리풀2지구 전체는 문화재 유존지역이다. 이 중에서도 유물 산포지로 지정돼 있는 곳은 유존지역보다 문화재 출토 가능성이 더 높은 곳”이라며 “단종의 장인·장모 묘도 개발 대상지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을 둘러본 송동마을 곳곳에는 ‘강제수용 절대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었고, 주민들은 오랜 기간 살아온 삶의 터전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직접 집 안 마당을 공개한 주민 A씨는 “손자, 손녀들이 뛰논 추억이 가득한 집”이라며 “부동산 가격이나, 투자를 생각했다면 진작에 아파트를 샀을 거다. 가족들과 함께한 집을 뺏길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주민들과 성당 측은 개발계획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며 사업 방식의 조정을 통해 공존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고밀 개발 계획을 수정하면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원주민 거주지역을 보전하면서도 나머지 부지에서 충분한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주민들과 성당은 서리풀2지구 면적의 약 1.8%에 해당하는 성당과 송동마을·식유촌을 존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백운철 우면동 성당 신부는 “서리풀2지구가 넓지 않아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를 30~40층 수준의 고층으로 지어야 2000가구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결국 환경 침해와 고비용 문제로 이어진다”며 “정부가 2000가구라는 고집을 버린다면 개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황 고문도 “서리풀1지구에 용적률을 좀 더 올려 더 많은 아파트를 공급할 수도 있고, 2지구에는 적은 양의 아파트, 혹은 저층 단지를 구성해 상생형 존치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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