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도체법 시행령, 균형발전 살리고 '수도권 배제'는 푼다

김현우 기자 2026. 6. 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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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법 시행령 수정 가닥…비수도권 우대하되 원천 제외는 조정
산업부 ‘검토한 바 없다’ 간단 해명…인천일보 보도로 논란 확산
기존 산업의 현실, 국가균형발전 모두 담는 방향으로 절충
▲ 인천일보가 확보한 반도체특별법 시행령 자료 일부. 기존에 추진된 초안(상단)은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계획 승인 요건에서 '수도권 외 지역'이라는 원천 배제 표현이 들어갔으나, 이후 마련된 개선안(하단)에선 비수도권을 우대하는 쪽으로 방향이 수정됐다.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의 '수도권 배제' 문제를 연속으로 다룬 인천일보 보도 이후, 정부가 관련 조항을 수정해 지난 23일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미래의 반도체클러스터 지정 가능성을 차단하는 방식은 피하는 쪽이다. 이로써 한 달 넘게 이어진 논란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정부 반도체 특별법 절충안…국가균형발전·수도권 역차별 해소 '두 토끼'

24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통상부는 최근까지 반도체특별법 시행령 초안 마련 과정에서 불거진 수도권 역차별 등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조항을 손질하는 작업을 해왔다.

수정 방향의 핵심은 '수도권 제외'에서 '비수도권 우대'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다. 비수도권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둘 수는 있지만, 기존 수도권 반도체 생태계를 일괄 배제하는 방식은 법 취지와 산업 현실을 모두 담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5월 산업부가 마련한 시행령 초안에는 향후 지정되는 반도체클러스터의 입지 요건으로 '수도권 외(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수도권)의 지역일 것'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산업부는 같은 달 27일 경기도를 상대로 시행령안에 대한 의견 조회 절차도 진행한 사실도 인천일보 취재를 통해 파악됐다.

해당 조항이 그대로 시행되면 반도체 벨트 구축이 예고된 용인·평택·이천·화성·성남 판교 등 지역이 향후 재정 지원, 인허가 특례, 인재 양성 지원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경기지역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과 2027년 완공 계획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등 설계·생산·소부장·인력 생태계가 집적된 국내 최대 반도체 거점이다. 다만 수도권-지방의 불균형 해소, 전력·용수공급 등 면에서 반도체 산업 분산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꾸준히 있었다.

▲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중대한 정책 판단이 요구되는 사안이었지만, 산업부의 허술한 설명과 소극적 대응은 논란을 진정시키기는커녕 불확실성만 키웠다.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항의에도 산업부는 "결정된 바 없다"며 원론적 설명만 반복했다.

기존 수도권 반도체 벨트가 보호되는 것인지, 비수도권 혜택과 수도권 산업 경쟁력 강화를 어떻게 병행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 제시가 생략됐다.

이에 경기도·인천시가 공동으로 정부에 개선을 요청했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나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도 정부에 시행령 수정 필요성을 전달했다. 지난 18일 추 당선인 인수위원회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는 이미 반도체 산업단지 등이 들어설 수도권 거점을 지키고, 동시에 균형발전 명분을 살릴 수 있는 절충안을 내기도 했다.

반도체특별법은 오는 8월 1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위법령 입법예고 기간 등을 고려하면 시행령안은 빠르면 25일 공개될 전망이다.

이날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수도권 반도체 생태계를 지키면서도 비수도권 성장 기반을 넓힌 결정"이라는 평가 등으로 환영 입장이 잇따랐다.

/김현우·이경훈·박다예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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