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ETF 수난] 상관계수 미달로 '줄상폐 위기'…신규 상장도 못 한다
'상관계수 미달' 첫 상폐에 운용업계 술렁
거래소 "상관계수 회복 전까진 신규상장 제한"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4/552842-MG6mj39/20260624094504721kvvm.jpg)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상관계수 기준 미달로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폐지되는 첫 사례가 나온 가운데 자산운용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상관계수 미달을 해소하지 못하는 운용사에는 신규 ETF 상장까지 제한하겠다고 통보하면서다.
24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상관계수 기준에 미달한 ETF 종목을 운용 중인 자산운용사는 상관계수 회복 전까지 ETF 신규 상장이 제한된다"는 취지로 안내했다.
지난 4월부터 상관계수 요건에 미달하는 ETF들이 속속 생겨나자 거래소가 강경 조치를 밝힌 것이다.
상관계수란 ETF가 지수와 얼마나 비슷하게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수 추종이 목적인 패시브 ETF는 기초지수를 90% 이상 따라가야 한다. 초과성과가 목표인 액티브 ETF의 경우에도 비교지수를 70% 만큼은 따라가고, 남은 30% 범위 안에서만 자율적으로 종목을 넣고 뺄 수 있다. 현행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116조에 따르면 이런 상관계수 규정을 지키지 못한 상태가 3개월째 지속되는 ETF는 강제 상장폐지 대상이다. 한국거래소가 매 거래일마다 최근 1년치 일별 상관계수의 평균값을 산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상관계수 관리에 '신규 상장 제한' 카드까지 꺼내든 건 이례적인 강수로 볼 수 있다. 신상품 경쟁이 치열한 운용업계에는 타격이 큰 페널티다.
최근 증시에는 '상관계수 0.7'(비교지수와 70% 이상의 연동성) 요건을 못 지켜서 상장폐지되는 첫 사례가 나왔다. 한투운용의 ETF 총 4개가 그 대상으로, 다음 달 상장폐지를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타깃데이트펀드(TDF) 상품인 'ACE TDF2030액티브 적격'은 다음 달 7일, 'ACE TDF2050액티브 적격'과 'ACE TDF장기자산배분액티브',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 3종은 다음 달 9일 상장폐지 조처된다. (6월 23일 보도한 '1년간 188% 뛰었는데…상관계수 못맞춘 한투운용 ETF, 첫 상장폐지' 제하의 기사 참고)
보통 상장폐지 대상이 되거나 운용사가 자진 상폐에 나서는 ETF들의 공통점은 '상품의 크기(규모)가 작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상장한 지 1년이 지난 상품들 중 순자산이 50억원 미만인 상태가 3개월간 지속된 상품들은 그간 강제 상장폐지됐다. 하지만 이번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ETF 4종은 순자산총액이 수백억 원 규모로 상폐 대상과는 거리가 있다.
이로 인해 상관계수 요건이 발목을 잡을 줄은 운용사도 한국거래소도 몰랐다. 상장폐지 대상이 된 이들 4개 상품은 지난 4월 초부터 상관계수가 급격히 낮아지더니, 전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상관계수 기준 미달 공시를 올리고 있다. 상장폐지 예정일까지 아직 2주가량이 남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크게 벌어진 비교지수와의 괴리를 좁히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최근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가 직접 거래소를 찾았지만 큰 소득 없이 발길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폐지되는 4종목은 모두 한국 주식과 미국(해외) 주식이 혼합된 액티브 ETF다. 한국 증시가 가파르게 급등하자, 초과성과를 내기 위해 운용역이 비교지수에서 정한 비중보다 큰 폭 초과해서 한국 주식을 담았다. 이 과정에서 지수와의 연동성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한투운용뿐이 아니란 점이다. 향후 운용 과정에서 상장폐지 위험에 노출되는 ETF가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수 복제가 원칙인 패시브 ETF보다는 액티브 ETF가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운용사들은 한투운용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살아났다. 주력 ETF 중 하나인 '에셋플러스 글로벌대장장이액티브'의 상관계수가 지난 27일부터 이달 초까지 한 달 반가량 연속으로 요건에 미달됐기 때문이다. 회사는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보수적인 운용 전략을 폈다. 비교지수인 S&P500의 구성종목을 적극 편입하는 방식으로 상관계수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글로벌탑픽액티브'도 지난 3월31일부터 전날까지 거의 3개월 연속으로 상관계수 미달 공시를 올리고 있다. 핵심 ETF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하나의 ETF로 만든 상품이어서, 퇴직연금 계좌에서 인기가 높은 상품이다. 회사는 당분간 액티브 운용을 최소화하고 비교지수에 밀착해 상관계수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 ETF는 지난해 10월 말 상장해서 아직 1년이 안 됐지만 한국거래소의 지도 아래 상관계수 미달 공시를 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116조에선 상장폐지 대상에서 상장한 지 1년이 안 된 ETF는 제외한다. 사실상 상장폐지는 유예기간이 끝난 올해 10월 말에서 3개월을 더한 내년 1월 말부터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상관계수 미달 공시가 수개월간 이어지면서 투자자들 우려는 커지고 있다. 운용사에는 상장폐지 가능성을 묻는 민원도 다수 접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수익률이 높고 투자자 자금이 많이 몰린 상품일지라도 비교지수와의 연동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곧바로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단 선례가 생겼다"며 "신규 상장까지 제한된다고 하니 어느 때보다 지수에 바짝 대서 패시브하게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운용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4월 급락장 때 비교지수와 ETF 모두 크게 밀리면서 연동성을 의미하는 상관계수가 높아졌는데, 상관계수 일일 계산에서 그 당시의 수치가 빠져나가면서 상관계수가 급격히 낮아진 ETF들이 있다"며 "증시 급등락이 심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어서 앞으로도 이런 사례가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mk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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