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로봇이 학습할 데이터가 부족하다"…피지컬 AI 경쟁력 확보 한목소리

조인영 2026. 6. 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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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경쟁력"…산업계, 실증 확대·정책 지원 촉구
공공조달·실증 확대 요구…정부 역할론 부상
LG전자·KT·NC AI 등 제조·로봇·디지털트윈 전략 공개
24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정동영 ·이철규·최형두·정진욱 의원 주최로 열린 '피지컬AI 프론티어 강국 신기술 조찬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피지컬 AI 경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 '데이터'가 부상했다. 산업계는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실증 기회를 확대하고 데이터 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피지컬AI 프론티어 강국 신기술 조찬포럼'에서 산업계 참석자들은 피지컬 AI 시장 선점을 위해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와 실증 환경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포럼은 정동영·이철규·최형두·정진욱 의원 주최로 열렸다.

"데이터가 경쟁력"…산업계, 실증 확대·정책 지원 촉구

김유철 LG AI연구원 부문장은 "피지컬 AI를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평상시의 다양한 이력 데이터뿐 아니라, 악수와 같은 상호작용과 돌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충분히 보기 위해 데이터를 많이 모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휴머노이드를 운영하거나 홈 로봇을 운영할 때도 동일하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문장은 '데이터 클라이밍(Data Climbing)'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당장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모델을 만들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현장에서 촬영하고 로그를 남기고, 데이터를 모아 스스로 학습하게 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제대로 실증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도와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탁 SK텔레콤 부사장도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정부·민간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미 진행 중이고, 온디바이스 칩은 우리가 비교적 강점이 있는 영역이며, 로봇 OS(운영체제)도 이날 발표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음이 확인됐다. 문제는 '데이터'"라고 지적했다.

이 부사장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이든, 도메인 특화 모델이든, 결국 피지컬 AI에 필요한 리얼 액션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다. 피지컬 AI가 잘 되기 위해서는 실제 환경에서의 리얼 데이터, 액션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한국이 피지컬 AI 강국으로 갈지, 아니면 남이 만든 걸 쓰는 속국으로 남을지를 가르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리얼 액션 데이터는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행동 데이터를 의미한다.

정부가 우리 기업의 피지컬 AI를 '직접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예를 들어 공공 분야에서 피지컬 AI를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조달 사업을 만들고, 여기서 기업들이 개발한 솔루션을 실제로 쓰게 해줘야 한다. 피지컬 AI 기술을 공공 수요와 기업 지원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구매와 확산’을 같이 지원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피지컬 AI 시대에 맞는 데이터 구축 체계와 정책 지원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이현동 슈퍼브에이아이 부대표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 모든 산업에서 ‘이 방법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 도메인 지식을 체계화하는 방법론이 필요하며 이렇게 체계화된 지식을 실제 데이터로 전환·축적하는 방법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지컬 AI 영역에서도 데이터를 구조적으로 바라보고, 그에 맞는 정책과 지원이 반영된다면 산업 전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4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피지컬AI 프론티어 강국 신기술 조찬포럼'에서 전혜정 LG전자 연구위원이 'LG전자의 피지컬 AI 개발 현황 : 액츄에이터부터 생태계까지 풀스택 로보틱스 전략'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산업 현장 적용 위한 데이터·디지털 인프라 구축 강조

산업 현장에 피지컬 AI를 적용하기 위한 데이터·인프라 기반 구축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박재형 KT랩장은 "KT는 사실 로봇을 직접 개발하는 회사는 아니지만, 서비스 로봇을 약 4000대 정도 전국에 운영하고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피지컬 AI에서 매우 중요한 ‘심투리얼(Sim-to-Real) 데이터 플라이휠’을 만들어 가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온디바이스 AI도 중요하지만, 온디바이스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부분은 네트워크 엣지와 코어에 있는 KT의 인프라를 활용해 클라우드·엣지 AI까지 결합하는 형태로 풀어가는 방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심투리얼 데이터 플라이휠은 시뮬레이션과 실제 환경을 오가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AI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의미한다.

이어 그는 "이러한 기반 위에서 KT는 많은 기업들과 협력해 실제 산업 현장에 피지컬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피지컬 AI 이네이블러(현장 적용 지원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디지털 트윈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과 월드 모델을 만드는 과정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은 핵심 인프라"라며 "엔비디아와 많은 협업을 하고 있지만, 디지털 트윈 자체를 엔비디아가 다 제공해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NC AI는 자동 3D 생성 기술과 정밀 디지털 트윈 기술을 갖추고 있고, 기존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경험과 결합해 강력한 로봇 브레인을 위한 범용 지식과, 각 공장·기업별로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 종속성에서 점차 벗어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스티어링휠 전문 제조기업인 DH오토리드의 이석근 대표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가정부터 스마트공장까지…피지컬 AI 적용 사례 공개

토론에서 데이터 확보와 실증 확대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발제 세션에서는 기업별 피지컬 AI 개발 현황과 상용화 전략이 공유됐다.

전혜정 LG전자 연구위원은 'LG전자의 피지컬 AI 개발 현황 : 액츄에이터부터 생태계까지 풀스택 로보틱스 전략' 주제발표를 통해 LG전자가 CES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클로이드(CLOiD)’를 중심으로, 가전과 연동되는 피지컬 AI 비전과 실제 가정 적용 방안을 설명했다.

또 로봇 관절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와 배터리·카메라·AI 브레인 등 그룹 차원의 핵심 부품 전략, 월드 모델 기반 학습 구상, 제조·물류·가사·상업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상용화 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LG전자는 가전뿐 아니라 제조 역량을 크게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에 130여 개 제조 현장이 있고 등대 공장은 이미 2군데 선정돼 있다"며 "로봇이 들어가 피지컬 AI를 활용하게 된다면 사람이 들어가지 못해 발생하는 어려움을 커버할 수 있다. 제조·물류에서 이 부분을 적용하고 상업·가정용으로도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티어링휠 전문 제조기업인 DH오토리드의 이석근 대표는 피지컬 AI PoC(개념검증) 실증을 통해 6축 로봇·AMR(자율이동로봇)·디지털 트윈을 접목한 자율제조 공정과 스마트공장 레벨4 고도화 성과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AI 시범 모델을 운영할 전문 인력 육성 등으로 피지컬 AI의 확산을 추진해 중견·중소기업이 세계 경쟁력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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