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람’도 품었던 오세훈…이번엔 고위직 대폭 물갈이, 왜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인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 인적 쇄신에 본격 착수했다. 22일 3급 국장급 승진 인사를 시작으로 후속 인사가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서울시 안팎에서는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고위직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6·3지방선거 이후 서울시에서는 1급 이상 고위 공무원 8명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오 시장은 이 중 1급 최초 육아 휴직자 한 명을 포함해 4명을 교체할 방침이라고 한다. 2021년 보궐선거로 서울시에 복귀했을 때와 달리 강경한 기조다.
당시 오 시장은 고위직 사표를 대거 수리하기보다 조직 안정에 무게를 뒀다. 기획조정실장을 행정1부시장으로 승진 발탁하는 등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중용됐던 인사들을 상당수 유임 또는 승진시키며 이른바 ‘탕평 인사’를 단행했다. 서울시 고위직 물갈이의 대표 사례로는 2011년 박원순 시장 취임 직후 첫 정기인사가 꼽힌다. 당시 서울시는 3급 이상 간부 61명을 전보시키며 사실상 고위직 전원을 교체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이후 박원순 시정의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6·3지방선거를 거치며 서울시 내부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선거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간부가 정원오 후보 캠프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특히 오 시장이 과거 탕평 인사 차원에서 중용했던 인사들이 정 후보 캠프 측에 일제히 합류해 충격이 작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정 후보의 출신지인 전남 여수와 성동구청, 서울시립대 출신 공무원들이 선거 때 정 후보 쪽으로 기울어진 경우가 많아 이른바 ‘여성시대’라는 표현까지 내부에서 회자됐다.
익명을 원한 서울시의 고위 관계자는 “선거 초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다 보니 그동안 숨어 있던 ‘배신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며 “오 시장에게 우호적이라고 여겼던 인사들까지 연락을 대놓고 피하는 모습을 보며 실망감이 컸다”고 말했다.
민선 9기는 오 시장에게 사실상 마지막 임기다. 오 시장은 선거에서 ‘압도적 완성’을 핵심 슬로건으로 내걸고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의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신속통합기획을 중심으로 한 주택 공급 확대, 서울의 성장축을 강남에서 강북으로 확장하는 ‘강북 전성시대’, 한강버스, 약자와의 동행 등이 주요 사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선 9기는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보다 기존 사업을 완성하는 시기”라며 “오 시장 임기 말까지 주요 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충성심 높은 인물을 중심으로 진용을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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