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청와대 떠받친 화강암 더는 없지만… 황등산, 문화·관광 새 꿈 품었다

이병주 2026. 6. 2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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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돌산. 한때는 산업 발전을 위해 쉼 없이 돌을 실어 나르던 공간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6일 하늘 위에서 내려다본 전북 익산시에 위치한 황등산 석산은 마치 거대한 원형극장을 연상시킨다. 수십 미터 깊이로 깎여 내려간 암벽은 층층이 계단을 이루며 땅속 깊은 곳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간이 오랜 세월 돌을 캐내며 남긴 흔적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화강암인 황등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석재로 꼽힌다. 단단하고 품질이 뛰어나 청와대 경내 석축과 조경시설, 국회의사당 주변 석조 구조물, 정부청사와 주요 공공건축물 등에 사용됐다.

하지만 황등산 석산은 또 다른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채석장은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지금도 독특한 경관을 찾아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유산이 새로운 지역 자산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인 셈이다. 황등산 석산은 단순한 채석장에서 인간의 노동과 기술, 산업화의 기억이 새겨진 거대한 기록물로 남을 전망이다.

익산=사진·글 이병주 기자 ds5ec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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