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낙폭’ 코스피, 8200선 추락 …외국인·기관 ‘12조’ 던졌다
외국인·기관 합해 12조 ‘순매도’ vs 개인 11조 ‘순매수’
SK하이닉스·삼성전자 나란히 12% 급락
“피로감 누적된 가운데 다양한 변수 조정 빌미로 작용”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금리 인상 우려와 미실현 이익에 대한 포괄 과세 이슈, 연기금의 국내주식 비중 축소 등 다양한 변수가 조정의 빌미로 작용하며 지수를 짓눌렀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99%(910.71포인트) 급락한 8203.84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1% 안팎 하락률로 출발하며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오후 들어 낙폭이 가팔라지며 투매 양상으로 번졌다. 이날 오후 2시33분 올해 4번째 서킷브레이커 발동에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으나, 낙폭을 전혀 줄이지 못하고 장중 최저점 부근에서 마감했다.
1단계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가 직전 매매거래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발동 시 상장된 모든 종목의 거래가 정지되며, 매매거래 중단 20분 경과 후 일괄 해제된다. 이번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역대 10번째 사례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대규모 매도에 나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6조814억원, 기관은 5조7027억원 매도우위를 보여 두 주체가 이날 하루 쏟아낸 물량은 12조원에 달했다. 개인은 11조5790억원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 매물을 온전히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100위 종목 중 3종목(신한지주, KT, 삼양식품)을 제외한 전 종목이 5~10%대 하락률을 보였다.
전일 우선주를 제외한 시가총액 기준 순위가 뒤바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12%대 하락률을 보였다. 우선주를 제외한 시가총액 1위 SK하이닉스는 12.47% 내린 255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총 2위 삼성전자는 12.31% 떨어진 3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 시총은 1820조9545억원(우선주 제외),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812조3464조원(우선주 제외)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을 펀더멘털 훼손에 따른 ‘공포성 투매’라기보다는, 단기간 지수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과열 부담이 여러 악재와 맞물린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 쏠림에 대한 경계, 미국 증시 약세와 금리 인상 우려,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 국내 세제 이슈 등 복합적인 변수들이 투자 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다는 설명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급락은 단기 과열 부담으로 촉발된 투매 영향”이라며 “시가총액 1위 뒤바꿈에 따른 과열 우려, 전일 미국 증시 약세, AI 수익성 우려, 국내 세제 이슈 등이 투매의 방아쇠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3일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마이크론 실적 발표(한국시간 25일)를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면서 “장중 국내 주식, 부동산 등 미실현 이익도 소득으로 간주해 포괄 과세해야 한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다”고 판단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펀더멘털과 매크로에서 코스피 상승 추세 훼손할 문제가 발견되었다 판단하지 않는다”면서 “5000선에서 8000선까지 돌파하며 늘어왔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실적과 매크로 여건을 감안할 때 중기 상승 추세가 당장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선별적 저가 매수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나정환 연구원은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만큼, 중기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투자자들의 매매는 반도체 및 일부 대형주에 대한 포모(FOMO) 현상이 확대되는 양상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7.94%(76.88포인트) 급락한 891.52에 거래를 마쳤다. 각 수급 주체는 유가증권 시장과 정반대의 포지션을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3099억원, 1335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4610억원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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