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년간 설탕 못 팔 수도"…세계 2위 수출국에 무슨 일이
에탄올 확대 나선 정부…설탕 수급 불안 가중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인 인도가 엘니뇨에 따른 사탕수수 생산량 감소와 차량용 에탄올 혼합 연료 수요의 급증으로 향후 수년간 설탕을 수출하지 못할 수 있다고 연합뉴스가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23일 전했다.

인도 뭄바이에 있는 글로벌 농산물·원자재 무역업체 메이어 커모디티즈 인디아의 라닐 샤이크 대표는 "몬순(우기) 강우량이 예보대로 적으면 사탕수수 재배가 어려워져 인도는 앞으로 최소 3년간 설탕을 수출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설탕 수출 1위인 브라질과 3위 태국 역시 엘니뇨 탓에 사탕수수 수확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우량 감소 직격탄…설탕 재고 30여년 만에 최저 전망인도의 우기는 6월에 시작돼 약 3개월간 이어지는데, 올해 강우량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1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예보가 적중하면 설탕과 에탄올의 원료인 사탕수수 수확량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고, 인도의 설탕 수출이 줄면 전 세계 설탕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도는 '2022∼23 회계연도(2022년 4월 시작) 이전 5개 사탕수수 시즌' 동안 평균 680만t의 설탕을 수출해 전 세계 수출량의 약 10%를 차지했다. 인도의 사탕수수 시즌은 파종에서 수확에 이르는 기간인 10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를 말한다.
실제로 이달 들어 인도에 내린 비의 양은 평년보다 40% 이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민들은 사탕수수 재배를 미루거나 다른 작물 재배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정부는 올해 들어 설탕 80만t을 수출한 뒤 이번 시즌이 끝나는 오는 9월 30일까지 추가 수출을 금지했다. 현지 설탕 업체들은 정부 허가를 받아야 수출할 수 있는데, 허가 여부는 통상 시즌 단위로 결정된다. 인도 정부의 한 장관도 지난달 설탕 제조업계에 국내 수요를 우선시하고 수출을 위한 로비를 자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당국은 이번 사탕수수 시즌에 3095만t의 설탕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전망치를 2790만t으로 낮췄다. 이는 연평균 소비량인 2850만t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설탕 재고량은 다음 시즌이 시작되는 오는 10월 1일 기준 약 350만t으로 줄어 3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샤이크 대표는 전했다.

여기에 인도 당국이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탕수수로 설탕 대신 에탄올을 생산해 차량용 혼합 연료에 사용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점도 설탕 생산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는 에탄올 수요가 현재 연간 120억~130억 리터(L)에서 2039∼40 회계연도에는 300억L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생산업체들의 에탄올 혼합 연료 차량 생산 확대도 수요 증가를 부추길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인도가 다시 설탕 수입국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인도는 2015년 엘니뇨로 인한 가뭄으로 사탕수수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2016∼17, 2017∼18 회계연도에 설탕을 수입한 바 있다. 이는 최근 수입 사례로 꼽힌다.
최영 인턴기자 zero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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