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미사일 재고 비상 걸린 美…트럼프, 방산 CEO 소집한다

이근평 2026. 6. 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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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4일(현지시간) 주요 방산업체 경영진을 소집한다. 이란 전쟁을 치르며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자 내년 예산이 확정되기 전에도 가능한 미사일 증산 방안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의회의 관련 예산 처리가 지체되면서 정식 미사일 계약이 미뤄지는 데 심각성을 느낀 백악관이 일단 업체의 생산 일정, 선제 투자 여력 등을 점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패트리엇(PAC-3) MSE 요격 미사일. 미 육군

토마호크 1000발·패트리엇 1200발 소모 추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백악관에서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와 주요 방산업체 경영진을 만나 군수품 생산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스티븐 파인버그 국방부 부장관과 록히드마틴, RTX, 보잉, L3해리스, 노스럽그루먼, 하니웰 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군수업체가 참석한다. 당초 회의는 지난 11~12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란 전쟁 종전 협상 국면과 맞물려 연기됐다.

회의엔 미사일 재고 감소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전쟁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1000발 넘게 사용했다. 최근 연간 구매량의 10배 안팎에 이르는 규모다. 패트리엇 요격미사일도 1200발 이상, 정밀타격미사일과 에이태큼스 등 지대지미사일도 1000발 넘게 소모된 것으로 추산됐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지난 4월 보고서에서 “미국이 이란 전쟁 39일 동안 7종의 핵심 탄약을 집중적으로 사용했다”며 “이 중 4종은 전쟁 전 재고의 절반 이상이 소진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탄약을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1~4년이 걸릴 수 있고 중국과 충돌에 대비하려면 그 이후에도 추가 확충이 필요하다는 게 CSIS의 진단이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으로 이미 부담이 커진 미국의 무기고가 이란 전쟁까지 거치면서 더욱 취약해졌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미 국방부는 올해 초부터 핵심 무기 생산을 대폭 늘리는 구두 합의를 맺는 등 업체들을 독려했다. 록히드마틴의 경우 패트리엇 생산을 3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생산을 4배로 늘리는 다년 계약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RTX, L3해리스 등 주요 업체들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생산라인 확충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지난 3월 5일 미 해군 구축함 USS 토머스 허드너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업체까지 무기 생산 전선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휴 생산 능력이 있는 자동차 기업들이 미사일 제조에 참여하기 위한 계약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록히드마틴에 미사일 부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구두 합의만으론 투자 한계…81조원 예산 의회에 묶여


문제는 업체들을 다그치는 것만으로 실제 생산이 증가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행정부와 의회가 예산안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사이 자금 집행이 막히면서 이 같은 대부분 합의가 정식 계약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방산업체들은 대규모 설비 투자, 장기 부품 발주, 인력 확충을 위해 정부와 정식 계약을 맺고 실제 예산이 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토머스 카라코 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국장은 WSJ에 “회의는 좋지만 그게 계약은 아니다”며 “계약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돈은 의회 세출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2027 회계연도 예산안을 보면 미 국방부는 12종의 핵심 탄약 생산 확대에 529억 달러(약 81조원)를 요청했지만, 관련 재원의 상당 부분은 3500억 달러(약 537조원) 규모의 조정 예산 패키지에 포함돼 있어 의회 심사가 필요하다. 의회는 망설이는 기류가 역력하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조차 재정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회 동시 압박 나서면서 군사력 공백론 차단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통해 방산업체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동시에 의회에 예산 처리를 서두르라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체에 대해서는 예산 확정 전이라도 생산 준비를 어디까지 앞당길 수 있는지 점검하고, 의회에는 미사일 재고 보충이 더는 미룰 수 없는 안보 현안이라는 점을 인식시키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식 도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력 공백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WSJ에 “미군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목표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탄약과 비축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도 “미군은 대통령이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에 대한 재공격 경고의 신뢰도와 중국을 상대로 한 억지력이 약해졌다는 인식을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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