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몸체보다 머리와 손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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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늘 시장보다 앞서갑니다. 중국 투자시장에서 2024년은 LLM(거대 언어 모델)의 해였고, 2025년은 에이전트의 해였습니다.
중국 투자 시장에서는 이를 마태효과(馬太效應, Matthew Effect)라고 부릅니다.
엑스스콰이어로봇 (X Squire Robot, 自变量机器人)은 엔드투엔드(End-to-End)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으로, 바이트댄스·알리바바·메이퇀 3대 인터넷 대기업이 동시에 투자한 중국 내 유일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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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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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상반기 중국 피지컬 AI 투자 유치 TOP5 기업의 주요 로봇 제품들. 왼쪽부터 기가비전의 휴머노이드 Maker H01, 씽하이투R1, 스피릿AI, 갤럭시 제네럴의 GALBOT G1, X Square Robot. 이들 기업은 2026년 상반기에만 총 171억 위안(약 3조 8475억 원)을 유치하며 중국 피지컬 AI 투자의 37%를 독식했다. |
| ⓒ 자료사진 |
약육강식과 부익부 빈익빈 — 상위 5개사가 전체 자금의 37% 독식
2026년 상반기 중국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288건의 투자가 발생했고 226개 기업이 참여했습니다. 공개된 총 투자 유치액은 460억 위안(약 10조 3500억 원)을 초과합니다. 그런데 이 돈이 고르게 나뉘지 않습니다.
스피릿AI(Sprit AI, 千寻智能), 갤럭시 제네럴(Galaxy General Robot, 银河通用机器人), 갤럭시아(星海图, GALAXEA) 등 최상위 5개사가 약 171억 위안(약 3조 8475억 원), 전체의 37%를 가져갔습니다. 나머지 200여 개사가 나눈 몫보다 많습니다.
중국 투자 시장에서는 이를 마태효과(馬太效應, Matthew Effect)라고 부릅니다. 성경 마태복음의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한마디로 부익부 빈익빈의 표현입니다. 기술이 검증된 기업에 자본이 집중되고 그 자본이 다시 기술 격차를 벌립니다. 초기에 앞선 기업이 시간이 갈수록 더 앞서는 구조입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도 이미 경고했습니다. 150개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중 과반수가 창업 초기 또는 타 업종 진입 상태라고. 정책 방향은 이미 진입 장려에서 우량 육성·열등 도태로 전환되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몸체보다 머리와 손이 비싸다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상위권 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공통점은 로봇의 몸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가AI(GIGA AI, 极佳视界)은 월드 모델(World Model) 전문 기업입니다. 3개월 만에 3라운드 연속으로 35억 위안(약 7875억 원)을 유치했습니다. 엑스스콰이어로봇 (X Squire Robot, 自变量机器人)은 엔드투엔드(End-to-End)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으로, 바이트댄스·알리바바·메이퇀 3대 인터넷 대기업이 동시에 투자한 중국 내 유일한 사례입니다.
덱스트러스 핸드(Dexterous Hand)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2026년 1분기 덱스트러스 핸드 업계 투자 유치액은 약 50억 위안(약 1조 1250억 원)으로, 2025년 연간 대비 약 70% 증가했습니다. 링커봇 (Linkerbot, 灵心巧手)는 차기 라운드에서 60억 달러(약 9조 1260억 원) 기업 가치를 추진 중입니다. 로봇 한 손의 가치가 웬만한 완성 로봇보다 높습니다.
자본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완성 로봇은 어떤 설계가 이길지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두뇌와 손은 누가 이기든 필요합니다.
중앙정부가 표준과 시나리오 강제화, 강력한 미래 비전을 설계
중국 피지컬 AI 산업은 시장 논리 위에 국가 설계가 강력히 작동하고 있습니다. 2026년 정부 업무 보고서는 "피지컬 AI"를 미래 산업 핵심으로 명시했습니다. 공신부와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2026년 6월 《2026년도 휴머노이드로봇 및 피지컬AI 현장 실습 특별행동》을 공동 발표했습니다. 2026년 말까지 100개 이상의 고부가가치 응용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1만 대급 안착 능력을 형성한다는 구체적 목표입니다.
2026년 2월에는《휴머노이드로봇 및 피지컬AI 표준체계(2026판)》이 발표되었습니다. 전 산업체인과 전 수명 주기를 포괄하는 최초의 표준 설계입니다. 국가대표 펀드가 갤럭시 제네럴에 투자하고, 중앙 국유기업 시노펙(中国石化)이 로봇 기업 주주가 되는 구조. 이것은 시장이 아니라 국가가 설계하는 산업입니다.
지방 정부가 무섭게 움직인다, 10개 지방정부가 동시에 출사표
중앙정부의 설계 아래 지방정부들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베이징은 매년 1억 위안(약 225억 원)의 데이터 쿠폰을 발행하고 1만 대 규모의 슈퍼 팩토리를 건설 중입니다. 상하이는 2030년까지 10만 대의 로봇을 공장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AI 네이티브 공장(智能原生工厂, AI-Native Factory) 육성에 나섰습니다.
선전은 2027년까지 연관 산업 규모 1000억 위안(약 22조 5,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합니다. 항저우는 전국 최초로 피지컬 AI 지방법규를 시행했습니다. 청두는 제품100·시나리오100 달성 프로젝트(쌍백공정, 双百工程)를 추진 중입니다. 이밖에도 10개 성시가 각자의 강점을 내세워 동시에 달리고 있습니다. 베이징은 AI 두뇌, 광둥은 제조 몸체, 상하이는 산업 현장 배치. 국가가 역할을 나누고 지방이 경쟁하는 구조입니다.
미국과의 경쟁 — 피지컬 AI에서는 중국이 선두를 유지할 수 있다.
Counterpoint Research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미국은 자율성(Autonomy)을 증명하는 경주를 하고 있고, 중국은 플랫폼을 산업화(Industrialize)하는 경주를 하고 있다."
미국의 Figure AI는 기업 가치 390억 달러(약 59조 3,000억 원)로 평가받으며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오픈AI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Boston Dynamics는 2026년 생산 준비 완료 Atlas를 출시하며 물량을 완판했습니다. AI 모델과 세계적 연구 인력에서 미국의 우위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피지컬 AI는 소프트웨어만의 경쟁이 아닙니다. 특허 건수에서 중국은 미국을 5배 앞섭니다. 모건스탠리 추산으로 지난 5년간 중국 7,705건, 미국 1,561건입니다. CES 2026 휴머노이드 전시 38개사 중 21개(55%)가 중국 기업이었습니다.
결정적 차이는 실제 배치 속도입니다. 로봇에라 (Robot Era, 星动纪元)는 이미 물류 현장에서 로봇 효율이 인간의 85%를 초과하며 24시간 가동 중입니다. 갤럭시 제네럴은 CATL 생산 라인에 시범 적용을 완료했습니다. 미국이 자율성을 증명하는 실험실 단계에 있는 동안, 중국은 이미 공장 바닥에서 데이터를 쌓고 있습니다.
피지컬 AI는 데이터가 곧 경쟁력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축적되는 로봇 행동 데이터가 다음 세대 모델을 만듭니다. 양산 능력과 현장 배치 속도에서 앞선 중국은 이 데이터 루프를 먼저 완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AI 모델에서는 미국이 앞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지컬 AI라는 특수한 전장에서는 중국이 선두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중국 유니트리(Unitree)의 협력을 공식 발표하자 미국 의회가 GUARD Act로 압력을 가하기 시작한 것은 그 위기감의 표현입니다. 제재로 격차를 메우려는 시도 자체가 중국의 현장 우위를 인정하는 신호입니다.
한국의 입지 — 경쟁보다 파트너십으로
한국의 강점은 명확합니다. 반도체, 배터리, 정밀 감속기, 촉각 센서. 피지컬 AI 시대에 이 네 가지는 로봇의 핵심 부품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앞에는 단순한 부품 공급 기회 이상의 전략적 선택지가 열려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피지컬 AI를 두고 전면 경쟁 중입니다. 미국은 GUARD Act로 중국 로봇 기업의 기술 접근을 막고 있고 중국은 자국 공급망을 빠르게 내재화하며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이 구도에서 한국은 어느 한쪽을 선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 긴장 구도가 한국에게 독특한 포지션을 만들어 줍니다.
전략의 핵심은 두 방향입니다.
첫째, 중국이 미국 시장에서 막히는 지점을 한국이 뚫는 역할입니다. 미국 빅테크와 제조 현장은 중국산 로봇 부품과 기술을 직접 채택하기 어려운 정치적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중국의 피지컬 AI 기술력과 협력하되 한국 브랜드와 공급망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구조입니다. 중국의 기술, 한국의 신뢰, 미국의 시장. 세 개의 축이 맞물리는 지점에 한국의 기회가 있습니다.
둘째, 중국의 압도적인 양산 능력을 한국 제조 생태계로 유연하게 유입하는 전략입니다. 한국에서 모든 것을 설계하고 생산하겠다는 발상은 어쩌면 시간만 늦출 뿐입니다. 중국은 이미 월 5,000대의 덱스트러스 핸드를 생산하는 기업이 존재하고, 1,000대급 휴머노이드 납품을 시작한 기업이 여럿 있습니다. 이 양산 능력을 경쟁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한국 제조 생태계의 확장 수단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중국에서 만들고 한국이 고도화하고 글로벌 시장에 내보내는 분업 구조가 현실적입니다.
중국 로봇 기업들은 자체 기술 해결 능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순 납품 업체로 다가가면 협상력은 처음부터 낮습니다. 갤럭시 제네럴과는 감속기·모터 공동 개발, 갤럭시아 와는 AI 칩·센서 공동 연구, 링커봇과는 촉각 센서 기술 협력. 이것은 공급이 아니라 공동 성장이자 글로벌 진출의 공동 전략입니다.
시간이 있지만 길지 않습니다. 갤럭시아는 지분제 개편을 완료하며 IPO를 준비 중이고, 파시니는 홍콩 IPO를 고려 중입니다. IPO 이후 공급망 구도는 사실상 고착화됩니다.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가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입니다.
자금은 시장보다 앞서 움직입니다. 지금 중국과 미국의 피지컬 AI로 흘러드는 자본의 방향이 곧 5년 후 생태계의 지형입니다. 생태계를 선점하는 자는 토양에 뿌리가 내릴 때 그 자리에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임선영 씨는 중국 칭화대 전산언어학 석사를 마친 중국경제전문가이며 <중국경제 미래지도>, <중국AI 미래지도>의 저자입니다. 이 글은 본인의 페북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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