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1900매 상자’ 수백도 물에 녹여 폐기” 개혁신당 주장

개혁신당이 23일 서울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핵심 증거물로 지목된 이른바 ‘1900매 상자’를 법원의 증거보전 결정 이전에 폐기했다고 주장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와 서울시장 후보였던 김정철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용지 상자에 대해 지난 8일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했지만, 선관위는 다음 날인 9일 해당 상자를 경기도 구리시의 한 제지업체로 보내 섭씨 수백 도의 물에 녹여 폐기했다”며 “법원의 증거보전 명령이 내려지기 전에 핵심 증거를 영구 인멸한 것”이라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해당 상자가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된 주요 증거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전 수거분만 정오에 폐기장 직행”
김 최고위원은 “법원의 보전 명령이 떨어지기도 전 증거를 영구 인멸한 것”이라며 선관위의 조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선관위 내부 단체대화방 기록에 따르면 당일 오후 5시까지도 다른 투표소들의 물품 반납이 계속되고 있었고 모든 물품을 취합한 뒤 일괄 폐기하는 게 상식인데, 선관위는 오직 이 상자가 포함된 오전 수거 물량만 급하게 정오에 폐기장으로 직행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가 법원으로부터 현장 증거 보전 취지의 전화 연락을 받고도 폐기업체에 폐기 중단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고의적인 증거인멸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최고위원은 “법원으로부터 현장 증거를 보전하라는 취지의 전화 연락을 받고도 폐기업체에 폐기 중단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강제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폐기물 인계서도 없다”…압수수색 촉구
개혁신당은 선관위가 7.4t에 달하는 선거 인쇄물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관련 서류도 남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법원이 폐기물 인계서와 ‘올바로 폐기물적법처리시스템’의 전자 정보를 제출하라고 명령했으나, 선관위는 모두 ‘부존재한다’고 회신했다”며 “이는 명백한 절차적 불법이자 고의적 인멸의 증거”라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경찰과 합동수사본부를 향해 선관위의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휘부를 포함한 관련자 전원을 즉각 소환 조사하고, 남아 있는 선거 관련 자료의 추가 훼손이나 소실을 막기 위해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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