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급은 이미 선진국...韓 MSCI 비중, 중국도 제쳤다
中 18.67% 그쳐…뒤집힌 한·중 위상
AI 핵심 공급망 대만 1위
반도체 랠리와 자본시장 개혁 기대에 힘입어 시가총액 글로벌 6위 주식시장으로 성장한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내에서도 중국을 제치고 비중 2위 국가로 부상했다.

23일 국제금융센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현재 MSCI 신흥국 지수 내 국가별 비중(18일 기준)은 대만이 27.01%로 가장 높았고, 한국 24.87%, 중국 18.67%, 인도 10.68%가 뒤를 이었다. 최근 6년간 MSCI 신흥국 지수 내 한국과 중국의 위상은 극적으로 뒤바뀌었다. 최근 6년 사이 한국의 MSCI 신흥국 지수 내 비중은 12%(2020년 2분기 말 기준)에서 25%(18일 기준)로 1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비중은 42%에서 18%로 24%포인트 급감했다.
올해 1분기 말까지만 해도 중국 비중은 25%, 한국은 16% 수준이었으나, 불과 2개월도 안 돼 비중 격차를 빠르게 줄이며 지난달 처음으로 중국을 추월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MSCI 내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면서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메모리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급등이 한국 비중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전체 시총은 세계 2위 수준이나 유동 시총 산출 방식을 적용하는 MSCI 지수 특성상 전체 시총 규모 대비 지수 내 편입 비중은 20% 수준으로 낮다.

한국과 함께 인공지능(AI) 핵심 공급망을 보유한 대만 역시 MSCI 신흥국 지수 내에서 비중을 키워가고 있다. 대만은 올해 1월 19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비중을 추월했다. 이후 3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로 비중이 일시 감소했지만, 4월 이후 AI 주가 강세로 중국을 다시 격차를 벌리고 있다. AI 핵심 공급망을 장악한 TSMC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금이 집중되면서 대만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
대만 가권지수는 챗GPT 출시 후 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지난 2023년 27%, 2024년 28% 급등했다. 지난해 이후 누적기준 78%에 달해 글로벌 증시를 크게 웃돌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AI 산업의 수혜주인 한국과 대만의 약진에 힘입어 MSCI 신흥국 지수의 이익 전망치는 올해 들어서만 30%(5월 말 기준) 올랐다. 같은기간 MSCI 월드지수 상승률(12%)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 증시가 MSCI 신흥지수 내 몸집을 키우는데는 성공했지만 선진지수 편입이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MSCI가 중요하게 보는 선진지수 편입의 핵심은 경제규모가 아니라 외국인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이다. 헨리 페르난데즈 MSCI 그룹 회장은 "한국은 경제 선진국"으로 평가하면서도 "MSCI 편입 기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접근성과 원화 현물 거래의 용이성 등이 아직 선진 시장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자유롭게 원화를 사고팔고 국내 주식을 해외에서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어야 선진시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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