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 임박…실손보험 손해율 개선 시험대
비급여 풍선효과 우려 여전
의료계 반발은 변수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을 앞두고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개선 기대와 비급여 풍선효과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가격·횟수 제한과 선행치료 요건으로 과잉 이용이 줄어들 경우 보험금 지급 부담이 완화될 수 있지만 체외충격파 치료나 비급여 주사 등 다른 항목으로 수요가 옮겨가면 효과가 제한될 수 있어서다. 의료계 반발까지 맞물리면서 이번 제도가 비급여 관리체계 전반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도수치료가 관리급여 항목으로 전환되면서 1회 수가가 4만3850원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관리급여는 과잉 이용 우려가 큰 의료 행위를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관리하되 높은 본인부담률을 적용해 이용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도수치료의 환자 본인부담률은 95%로 적용되고 건강보험 재정이 나머지 5%를 부담한다. 그동안 의료기관별로 가격 차이가 컸지만 전국 요양기관에서 동일한 기준 수가를 적용받게 된다. 이용 횟수도 제한돼 치료 부위를 불문하고 주 2회, 연간 15회 이내로 인정된다. 다만 수술·골절 등으로 관절 구축·강직이 뚜렷한 경우에는 의학적 판단에 따라 연간 최대 24회까지 받을 수 있다. 도수치료를 받기 전에는 기본 물리치료나 단순 재활치료를 최소 2주 이상, 4회 이상 먼저 시행해야 한다.
업계는 이번 제도가 실손보험 손해율 안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수치료는 그간 실손보험금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치료 필요성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실손보험으로 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과잉 이용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도수치료가 포함된 근골격계 질환 관련 실손보험금은 지난해 2조7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는데, 이는 암·뇌혈관·심혈관질환 관련 보험금보다 많은 수준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도수치료의 관리급여 전환은 실손 손해율 악화의 최대 원인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라며 "남용 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된다면 다음 달 시행 시점부터 보험금 지급 감소 효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선행치료 요건은 단순 통증 목적의 도수치료 진입 자체를 억제하는 강력한 장치로 가격·횟수 제한보다 실질적 억제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손해율 개선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도수치료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체외충격파 치료, 비급여 주사, 증식치료 등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 옮겨갈 수 있어서다.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경우 실손보험금 절감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의료계 반발도 변수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이 환자 치료 선택권과 의사의 전문적 판단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필요한 치료 횟수와 방식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일률적인 가격·횟수 제한을 두면 의료 현장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번 제도가 비급여 관리체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도수치료에서 일정한 관리 효과가 확인되면 다른 고액·고빈도 비급여 항목으로 관리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은 단순히 한 항목의 가격을 낮추는 문제가 아니라 실손보험 손해율과 비급여 진료 관리 체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보험금 지급 부담 완화 효과는 기대되지만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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