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218%·결제액 117% 급증…BTS 떠난 부산, ‘아미 효과’는
연제구 결제액 1495% 급증…공연장 인근 특수
K-팝 공연, 체류형 관광 모델 가능성 확인

방탄소년단(BTS) 부산 공연 역시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공연을 계기로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해운대와 광안리, 전통시장 등을 둘러보며 지역 곳곳에서 소비를 이어갔다. K-팝 공연이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콘서트 관광‘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2일 글로벌 베드뱅크 기업 올마이투어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부산 지역 방한 외국인 관광객 B2B 숙소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했다. 6월 전체 예약 건수도 전년 동월보다 278% 늘었다. BTS가 지난 12~13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아리랑(ARIRANG)’ 공연을 개최한 데 따른 것으로, 공연마다 약 4만~5만명의 관객이 몰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연이 K-팝 공연이 지역경제와 관광산업을 견인하는 ‘콘서트 관광(Concert Tourism)’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단순 관람객 증가에 그치지 않고 숙박과 쇼핑, 외식 등 지역 소비 전반으로 효과가 확산됐다는 점에서 기존 공연 관광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가장 먼저 확인된 변화는 소비 규모였다. 방한 외국인 전용 결제 플랫폼 와우패스에 따르면 공연이 열린 6월 둘째 주(7~13일) 부산 지역 결제액은 직전 주 대비 117%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42% 늘어난 규모다. 구별로는 공연장이 위치한 연제구 결제액이 직전 주 대비 1495% 급증했다. 동래구 414%, 남구 358%, 금정구 258%, 부산역이 있는 동구는 266% 증가했다.
관광객 유입도 증가했다. 공연 주간 부산 지역 와우패스 충전액은 직전 주 대비 108%, 신규 카드 발급은 직전 주보다 38%,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다. 특히 일본 관광객의 결제액은 직전 주 대비 188%, 전년 대비 448% 증가했다. 공연 둘째 날인 13일이 BTS 데뷔 기념일인 ‘페스타(FESTA)‘와 겹치면서 일본 팬들의 방문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점은 소비가 공연장 주변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제액 규모 기준으로는 해운대구가 가장 많았고, 부산진구와 중구가 뒤를 이었다. 해운대·광안리·서면·남포동 등 부산 주요 관광지 전역에서 소비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결제 증가가 단순 객단가 상승이 아닌 실제 관광객 유입 확대에 따른 결과라는 점도 확인됐다. 자갈치시장·국제시장·부평깡통시장이 위치한 남포동 관광상권 결제액은 직전 주보다 33% 늘었다. 자갈치시장 결제액은 26%, 국제시장·광복로 일대는 32% 증가했다. 결제 상위 가맹점에는 국제시장 인근 약국과 남포동 노포 식당 등이 포함됐다.
소비 증가 흐름은 숙박 예약 데이터에서도 나타났다. 숙박 지역별로는 해운대구가 전체 예약의 41.5%를 차지했다. 중구(21.6%)와 사상구(12.8%)가 뒤를 이었다.

호텔업계가 체감한 열기도 상당했다. BTS 공연 연계 공식 IP 호텔로 운영된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공연 기간인 11~13일 객실 점유율 약 95%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숙객 비중은 약 70%였다. 미국·일본·동남아시아 등 각국 팬이 몰리면서 호텔은 BTS 테마 객실, 포토존, 한정 식음료 메뉴 등을 운영했다.
이번 공연은 최근 관광업계에서 주목하는 ‘팬덤 관광’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동선은 서울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K-팝 공연과 스포츠 이벤트, 지역 축제 등이 잇따라 열리면서 관광 수요가 부산과 강원, 제주 등 지방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여행 플랫폼 올마이투어 집계 결과 올해 6월 둘째 주 전체 외국인 숙소 예약 중 서울 외 지역 비중은 34.0%로, 전년 동기(16.8%)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업계는 이번 공연을 2022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의 경제효과를 실제 데이터로 재확인한 사례로 보고 있다. 당시 현대경제연구원은 BTS 부산 공연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했으며, 지역사회에서는 관광·숙박·외식·교통·유통 등을 포함한 경제효과가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관건은 이러한 효과를 일회성 특수에 그치지 않게 만드는 일이다. 국내 여행 플랫폼 관계자는 “대형 K-팝 공연은 도시를 방문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가장 강력한 콘텐츠 중 하나”라며 “공연 이후 관광과 쇼핑, 지역 체험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공연 한 번의 경제효과를 훨씬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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