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심판 일으킨 ‘초록색 물’의 정체… ‘피클 주스’를 아시나요?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 초록색 액체의 정체는 바로 피클 주스다. 피클 주스는 절인 채소를 만들고 남은 소금물에 비타민과 미네랄을 첨가해 근육 회복을 즉각적으로 돕도록 만든 음료다. 국내 팬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축구·테니스·철인3종 경기 같은 종목에서는 이 피클 주스가 근육 경련 응급 처치제로 애용된다.
근육 경련(쥐)은 흔히 땀 배출로 인한 전해질, 나트륨과 칼륨 부족이 원인이라는 것이 과거 통념이었다. 하지만 최신 연구는 경련의 진짜 원인이 전해질 부족 때문이라기보다는 근육이 피로해지면서 운동 신경이 오작동을 일으킨 결과로 분석한다.
피클 주스가 ‘마법’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주성분인 식초의 강한 신맛(아세트산)이 입안과 목구멍에 있는 감각수용체를 강하게 자극해 척수와 운동 신경에 강한 신호를 보내고, 그 결과 과도하게 흥분된 근육 신경 활동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영국 셰필드 할람대학교 스포츠 영양 및 운동 대사 분야 선임강사인 마유르 란초르다스 박사는 2023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피클 주스가 물을 마시는 것보다 근육 경련을 40% 정도 더 빨리 멈추게 한다”고 밝혔다.
등산·달리기·수영 등 장시간 운동을 즐기는 일반인들도 근육 경련이 찾아오는 경우 피클 주스가 유용하다. 하지만 경련이 발생했을 때 곧바로 빠르게 마셔야 도움이 될 수 있다. 보통 몸무게 70kg 성인 기준으로 약 70mL(체중 1kg당 약 1mL) 정도가 적당하다. 피클 주스는 이 밖에 장 건강 증진, 체중 감량, 장기적으로 입 냄새 제거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나트륨 함량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며, 위장이 약한 사람도 속이 쓰리거나 메스꺼운 증상을 느낄 수 있다.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피클 주스가 근육 경련 해소에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예방 효과는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운동 중에 발생하는 근육 경련은 근육과 신경근 피로, 탈수, 고온 환경, 경기 후반 에너지 고갈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근육 경련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력 훈련을 충분히 하고, 수분을 적절히 섭취하고, 전해질을 관리하며, 경기 전후 회복을 충실히 하고, 피로가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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