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비용 61조원 육박…유가·물가·금리까지 美 경제 압박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미국 국방부가 부담한 직접 비용이 400억달러(약 61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군사비 지출뿐 아니라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금리 인하 지연 등 미국 경제 전반에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N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예비 분석 자료를 인용해 이란 전쟁에 따른 미국의 직접 군사 비용이 약 400억달러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추산에는 탄약 사용 비용과 파괴된 장비, 미군 기지 피해 복구 비용 등이 포함됐다. 다만 병력 운영과 장비 유지 등 기존 국방예산에 반영된 비용은 제외돼 실제 부담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지출 항목은 탄약이었다. 탄약 비용은 전체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260억달러(약 39조9000억원)로 추산됐다.
특히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의 대규모 사용이 비용 증가를 이끌었다. 대표적으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1발당 가격이 약 250만달러에 달하는데,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약 1000발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쟁은 미국의 무기 비축량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핵심 미사일 재고 상당 부분이 소진되면서 향후 군사 대비 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쟁 비용은 초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CSIS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첫 100시간 동안 약 37억 달러가 투입됐으며, 전쟁 12일째 누적 비용은 165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이후 공격 강도와 고가 무기 사용이 줄면서 일일 비용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됐다.
미 국방부는 전쟁 관련 비용 대응을 위해 8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예산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단기 소요 예산은 200억 달러 미만으로 전해졌다.
경제적 충격도 확대되고 있다.
전쟁 여파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달러 미만 수준에서 상당 기간 4달러를 웃돌았다. 브라운대 에너지 비용 추적 자료에 따르면 미국 가계는 전쟁이 없었을 경우보다 평균 253달러를 추가 지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 수급 불안도 심화하고 있다. 미국 전략비축유는 198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원유 물류 중심지인 오클라호마주 쿠싱 저장시설의 재고 역시 약 2000만 배럴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해 2023년 4월 이후 약 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부담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최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방비 증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확대가 맞물리며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재정 부담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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