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남성도 예외 없다...진화하는 공포의 '부츠카리'
연예인도, 남성도 일본에서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는 이른바 '부츠카리'(ぶつかり,·어깨빵)를 피해가지 못했다. 해당 장면이 연예인의 유튜브 영상에 고스란히 담기면서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9일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멤버 미나미와 함께 갸루 패션을 하고 일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를 방문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두 사람은 촬영을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이때 한 일본인 남성이 갑자기 방향을 바꿔 두 사람 쪽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이 남성은 주변에 충분한 공간이 있었음에도 미나미를 어깨로 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다행히 이를 눈치챈 미나미가 몸을 살짝 틀면서 직접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팬들은 "일본인들 어깨빵 문화 진짜 추하다", "어깨빵 하려고 한 거 아닌가? 위험해보였다", "미나미가 피하니 뒤돌아보는 모습...진짜 화가 난다", "굳이 틈 사이로 들어와서 어깨빵 시도하네. 소름" 등 비난 댓글을 쏟아냈다.

여성·노약자만 피해? NO!
부츠카리는 '부딪히다'라는 뜻의 일본어 '부츠카루'(ぶつかる)에서 유래한 말로, 길거리 등 공공장소에서 고의로 보행자와 충돌하거나 어깨·팔꿈치 등으로 상대를 일부러 치고 지나가는 행위를 뜻한다.
이는 2018년 5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 영상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영상 속 남성은 불과 30초 만에 최소 4명의 여성과 고의로 어깨를 부딪힌 뒤 자리를 떠났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는 경험담이 잇따라 올라왔다.
특히 과거에는 주로 성인 여성이나 노약자를 대상으로 한 사례만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체구가 작은 어린 아이뿐 아니라 성인 남성에게까지 대상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도쿄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한 중년 여성이 어린 대만 소녀를 강하게 밀치고 지나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아이가 충격으로 카메라 화면 밖으로 밀려날 정도여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3월에는 일본의 한 편의점을 찾은 한국인 모녀가 부츠카리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온라인에 게재됐다. 당시 영상에는 한 여성이 어린 여자 아이를 가방으로 일부러 밀치는 장면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4월에는 프로게이머 출신 배우 민찬기가 일행과 함께 일본 후쿠오카 거리를 걸으며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 당시 한 남성이 이들을 향해 빠르게 접근하며 어깨를 들이밀었고, 이를 눈치챈 민찬기가 재빨리 몸을 틀어 충돌을 피했다. 접촉에 실패한 남성은 걸음을 멈춘 뒤 일행을 노려보는 등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까지 공식 통계는 없지만, 지난 2024년 실시된 2만1000명 규모의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4%가 "부츠카리 피해를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6%가 해당 장면을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5%는 피해 경험과 목격 모두 있다고 밝혔다.
기류 마사유키 도요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구시대적 관념이 아직 뿌리 깊이 남아 있다"며 "취업난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전통적인 남성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약자를 밀치는 행위로 울분을 푸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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