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대전시 재정 사실상 파산·부도 위기... 특단 조치 필요"

장재완 2026. 6. 2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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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9기 인수위 업무보고 중간 점검 기자회견... "100억 이상 SOC 59개 사업 전면 재검토 필요"

[장재완 기자]

 박정현 민선9기 대전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전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박정현
민선9기 대전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가 대전시 재정 상황을 '사실상 파산, 부도 위기'로 규정하고, 민선8기에서 추진된 대규모 SOC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정현 대전광역시장직 인수위원장은 22일 오전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로부터 받은 업무보고를 토대로 민선8기 시정 운영 실태를 중간 점검한 결과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새롭게 출범하는 민선9기 앞에 막대한 채무라는 무거운 짐이 놓여 있고, 무너진 재정 건전성 회복과 시정 복원을 위해 차기 집행부는 시작과 동시에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마디로 설거짓거리가 쌓여 있는데 세제와 물이 없는 상황"이라고 현재 대전시 재정 상황을 비유한 뒤 "대전시 재정은 사실상 파산, 부도 위기이며, 이를 엄중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점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민선8기 시정의 핵심 문제로 ▲ 검증 없는 무분별한 대형 토목·건축 사업 남발 ▲ 국비 확보를 외면한 시비·지방채 중심의 무책임한 재정 운용 ▲ 무턱대고 저지르고 보는 '민선9기 폭탄 넘기기' ▲ 기준도 공정성도 상실한 편향적 홍보비 과다 지출 등 네 가지를 꼽았다.

박 위원장은 특히 토목·건축 사업 남발과 관련해 "사업의 실제 필요성이나 구체적인 재원 대책이 마련되기도 전에 대형 건설사업들을 밀어붙였고, 눈에 보이는 물리적 인프라에만 행정력과 혈세가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예술관광 분야 총사업비 1조3435억 원 규모 중 17개 사업이 단순 건축사업에 편중되어 있다"며 "음악전용공연장과 제2시립미술관 건립 사업의 경우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각각 0.13, 0.015로 경제성이 없음이 드러났음에도 추진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100억 이상 SOC 59개 사업, 총사업비 3조6699억 중 75%가 시비"
 박정현 민선9기 대전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전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박정현
박 위원장이 가장 강하게 문제 삼은 것은 민선8기 신규 대규모 SOC 사업의 재정 구조다. 인수위에 따르면 민선8기 신규 사업 중 사업비 100억 원 이상 SOC 사업은 모두 59개이며, 이들 사업의 총사업비는 3조6699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시비는 2조7603억 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75%가 대전시 부담으로 편성돼 있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질의응답에서 "100억 원 이상 SOC 사업 59개 사업의 총사업비가 3조6699억 원이고, 그중 시비가 2조7603억 원으로 총사업비의 75%가 시비"라며 "이렇게 편성하는 경우는 없다. 이런 재정 구조를 혁신하지 않으면 대전시는 파산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 추진되고 있는 것 중에는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사업도 있고, 중간에 멈춰야 하는 사업도 있는데 사업 각각의 내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인수위원회에서 정리해 당선인에게 넘기는 것까지 할 것"이라며 "일단 당선인의 뼈를 깎는 결단의 순간이 7월에 올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 명단을 밝히지는 않았다. 박 위원장은 "이해관계인들이 다 있기 때문에 오늘 이 사업들을 말씀드렸다가는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인수위의 근본은 민선8기 신규 사업을 잘 정리해서 더 이상 대전시가 빚더미에 올라앉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을 제안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민선8기 대형 사업들이 국비 확보 노력 없이 시비와 기금, 지방채 중심으로 시작됐고, 국비가 매칭되더라도 대전시 부담이 기형적으로 높은 구조라고 보고 있다. 박 위원장은 "민선8기 대형 사업들은 국비 확보 노력 없이 시비와 기금, 심지어 빚을 내는 지방채로 시작됐고, 국비를 매칭하더라도 대전시의 부담이 기형적으로 높은 불리한 구조"라며 "이러한 비정상적 예산 책정이 결국 전반적인 재정난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지방채 급증에 기금 고갈까지... "체육진흥기금 95억에서 2억으로"
 박정현 민선9기 대전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전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박정현
대전시 채무 증가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박 위원장은 "세입이 감소하는 악조건에서도 무리한 사업들을 강행해 지방채를 급증시켰고, 2022년 말 약 1조 원이던 채무는 2025년 말 1조58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며 "사실상 부도 및 파산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획된 사업들을 원안대로 추진할 경우 2026년에만 5482억 원의 부족 재원이 발생하며, 2027년부터는 연평균 6955억 원의 세출 초과가 예상되는 참담한 실정"이라며 "그럼에도 민선8기 시정은 이러한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장우 시장이 최근 "대전은 다른 광역지자체보다 적은 20% 안팎의 지방채를 발행해 왔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박 위원장은 "실상은 특·광역시 중 지방채 발행 증가율 1위가 전망되고, 매년 4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이자가 미래세대에게 빚더미를 안기고 있다"며 "그 책임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각종 기금 고갈 문제도 언급됐다. 박 위원장은 질의응답에서 "2022년 대비 기금이 총 803억 원 정도 감소했다"며 "특히 체육진흥기금은 원래 95억 원이 있다가 지금 2억 원으로 떨어졌고, 청소년육성기금도 23억 원이었다가 현재 2억 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재원이 누군가의 개인 주머니로 갔다는 뜻은 아니지만, 기금은 그 사업의 특수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데 일반 사업비로 편성되어야 할 사업비가 부족해 기금에서 돈을 빼서 쓴 것"이라며 "일반 사업에 기금을 사용하는 것은 맞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당선인에게 철저한 조사와 관리·감독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행사성 경비 10% 이상 감축... 채무 감축 최우선 과제로"

인수위는 재정 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실천 과제로 세 가지를 차기 집행부에 건의했다. 첫째는 100억 원 이상 대규모 투자사업의 원점 전면 재검토다. 둘째는 행사성 경비와 경직성 경비를 최소 10% 이상 일괄 조정하는 강도 높은 지출 감축이다. 셋째는 채무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추가 재원을 발굴하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100억 원 이상의 SOC 사업을 무조건 다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비용 대비 편익 분석이 나오지 않는 사업, 시 자체 예산으로 과다하게 편성된 사업, 아직 용역 단계이거나 삽도 뜨지 않은 사업들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올해 부족분을 줄이고 일부 확보 계획을 세워도 연말까지 200억 원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에서는 0시 축제와 홍보비, 시민사랑협의회, 민선9기 공약 재원 문제도 다뤄졌다. 박 위원장은 0시 축제에 대해 "인수위가 하라 말라 할 것은 아니고 당선인에게 권고할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 묻는다면 매몰비용이 있더라도 멈추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홍보비 집행 중단 요청설에 대해서는 "가짜뉴스이고 사실이 아니다. 인수위에는 그런 권한이 없다"며 "다만 적절히 배분됐는지는 점검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언론 홍보비 예산이 2022년 32억5000만 원에서 2026년 48억5000만 원으로 4년 만에 16억 원, 49% 증가한 점을 언급하며 "혈세로 집행되는 홍보비의 객관적 배분 기준이 없고, 특정 매체의 홍보비 폭증과 비판적 논조 매체의 배제와 삭감은 민선8기가 홍보비를 통해 언론을 길들이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한다"고 우려했다.

박 위원장은 끝으로 "145만 대전시민의 일상이 특정 개인의 정치적 목표에 휘둘리는 참담한 비극은 이제 끝내야 한다"며 "민선8기가 남긴 부도와 파산의 그림자를 말끔히 걷어내고, 위기를 넘어 새롭고 튼튼한 대전을 세우는 초석을 다지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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