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주말 융건릉서 ‘초록 바캉스’ 즐기세요”…6월 한정 숲길 개방

이종구 2026. 6. 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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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정조의 효심 따라 걷는 ‘비밀의 숲’
세계유산 ‘융건릉 숲길’ 30일까지 한시 개방
화성 융건릉, 역사·자연 어우러진 나들이 명소로
정명근 시장 “개비자나무, 108만 화성 최고 보물”

6월의 신록이 짙어지는 가운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천연기념물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화성시의 '융건릉'이 도심 속 힐링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 화성특례시(시장 정명근)는 이달 나들이 명소로 조선왕릉의 백미로 꼽히는 융릉과 건릉(이하 융건릉)을 추천하며 오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개방되는 '비밀의 숲길'을 통해 시민들에게 특별한 휴식을 선사한다고 22일 밝혔다.

융릉 능침. 화성시 제공
아버지를 향한 눈물과 그리움이 빚어낸 '융건릉'…

사적으로 지정된 화성 ▲융릉과 ▲건릉은 조선왕조의 애틋한 역사와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이 고스란히 담긴 화성특례시의 대표적인 유산이다. 화성특례시 병점구 안녕동에 위치한 융건릉은 조선 왕실의 능으로서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지난 2009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융건릉은 추존 장조의황제(사도세자)와 헌경의황후 홍씨를 모신 '융릉', 조선 제22대 정조선황제와 효의선황후 김씨를 모신 '건릉'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융릉은 1789년 양주 배봉산에 있던 것을 현재의 안녕동으로 옮겨오며 '현륭원'으로 조성된 곳이다. 이는 아버지를 향한 정조대왕의 깊은 그리움과 마음이 집약된 공간이며, 조선 왕실의 효 사상과 역사적 의미를 오늘날까지 생생하게 전하는 상징적인 유산이다.

융릉 병풍석과 와첨상석. 화성시 제공
화성시, '융릉~건릉 숲길' 30일까지 한시 개방

이처럼 깊은 효심이 깃든 융건릉을 직접 솔숲 흙길을 따라 걸으며 가까이 만날 수 있다. 화성특례시 융건릉에서 '융릉~건릉 숲길'이 오는 30일까지 시민에게 한시 개방되기 때문이다.

'융릉~건릉 숲길'은 사도세자(추존 장조의황제)가 잠든 융릉과 정조선황제가 잠든 건릉을 잇는 흙길이다. 키 큰 소나무와 참나무가 짙은 그늘을 드리워, 한여름에도 서늘한 솔향을 머금은 길로 걷기 좋다. 능역 대부분이 평탄하게 이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산책할 수 있으며, 유모차 대여도 가능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이번 개방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신록이 짙어지는 계절을 맞아 마련한 '세계유산 조선왕릉 숲길 개방' 행사의 일환이다. 싱그러운 신록과 깊은 솔향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객은 물론 산책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융릉~건릉 숲길을 걸은 시민 A씨(45·여)는 "아이들과 함께 주말 나들이 삼아 방문했는데, 울창한 숲길이 너무 잘 조성되어 있어 걷는 내내 즐거웠다"며 "조선왕릉의 역사적 의미도 되새기고 신록의 푸르름 속에서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화성 융릉 개비자나무. 화성시 제공
200년 세월 지킨 '화성 융릉 개비자나무'의 위용

숲길 산책 끝에 만나는 융릉 재실 안마당에는 또 다른 주인공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200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화성 융릉 개비자나무'다.

보통 3m 내외로 자라는 일반적인 개비자나무와 달리, 이 나무는 높이 4m, 줄기 둘레 80㎝에 달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밑동에서 세 갈래로 뻗어 나온 독특한 수형은 마치 세 그루의 나무가 하나로 합쳐진 듯한 신비로움을 자아내며 200년 넘는 세월 동안 융릉을 묵묵히 지켜오고 있다.

'화성 융릉 개비자나무'는 재실을 조성할 무렵 심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도세자를 향한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으로 능이 이 자리에 들어서던 그 시절부터 능 곁을 묵묵히 지켜온 셈이다. 특히, 빛이 적은 그늘에서도 꿋꿋하게 생장하는 개비자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은, 권력의 어두운 그늘 속에서도 끝내 꺾이지 않았던 정조의 애틋한 효심을 연상케 한다. 왕실의 슬픈 사연과 한 시대를 함께 시작해 오늘에 이른 만큼 융릉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산증인이라 할 만하다.

재실에서 나무를 마주한 시민 B씨(52)는 "안내판을 안 봤으면 그냥 큰 나무인 줄 알고 지나칠 뻔했는데, 200년 넘게 능을 지켜왔다는 이야기를 알고 나니 발걸음이 절로 멈춰졌다"며, "한 그루가 세 그루처럼 갈라져 자란 모습이 무척 신비롭다"고 말했다.

건릉 배면. 화성시 제공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세계유산인 융건릉의 웅장한 역사와 그 곁을 묵묵히 지켜온 천연기념물 개비자나무는 우리 화성특례시가 가진 최고의 보물이자 자랑"이라며 "이러한 문화·자연유산의 가치를 온전히 보존하고 발전시켜 108만 시민 누구나 삶 속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품격 있는 명품 역사·문화도시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성=이종구 기자 9155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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